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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세월호참사 10주기 성찰 좌담회’ | 2024-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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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정의평회워원회(위원장 김지훈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이하 위원회)는 3월 20일 인천 십정동 교구 노동자센터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성찰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는 한국사회가 참사 이후 10년간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기억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를 넘어 어떠한 연대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했는지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좌담회는 ‘참사로 아직도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교회와 시민사회의 기억, 연대’를 다짐하는 기도로 시작해 4·16재단 박래군 상임이사, 나승구 신부(프란치스코 하비에르·서울 금호1가동본당 주임)의 발제로 이어졌다. 나 신부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미사와 시국기도회 봉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에 동참하는 등 연대해 왔다.
박 상임이사는 ‘세월호참사로 바라본 사회적 참사에 대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국사회의 참사 대응 공식이 변화했다”고 역설했다. 진상규명 없이 형식적 수사, 피해자들에 대한 회유와 갈라치기만 있던 참사 이전과 달리 피해자들이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되고, 시민들이 서로 노란 리본을 나누며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입법을 추진하는 등 연대가 꽃피었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들이 초기부터 ‘피해자의 권리’를 말하고, 다른 참사 피해자들과 연결망을 형성해 공동 활동을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민 연대로 참사로부터 1년 반 뒤 발표된 4 ·16 인권선언은 추후 ‘피해자 권리 매뉴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세월호뿐 아닌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대구 지하철 화재(2003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2011년) 등 피해자들이 모인 ‘재난참사피해자연대’가 구성돼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한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나 신부는 참사가 던진 공감의 의미와 동반자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살폈다. 나 신부는 “참사 이후 피해자들은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 주제로 내어놓았고, 그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 시민들이 말단 책임자 처벌로 무마하려는 정치공동체에 각성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역할은 피해자들 고통의 자리에 함께 머무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기억공간이 생겼을 때, 그 현장에서 피켓을 들거나 시민들에게 리본을 나눠주고, 기도하거나 옆에서 책을 읽는 등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는 것이다.
끝으로 나 신부는 “‘충분히 보상받은 유가족들이 아직도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가해가 지금도 이어지지만, 교회가 변함없이 피해자들 곁을 지키다 보면 함께 나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희망했다.
김지훈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참사가 일어난 그해 추모의 노란 리본을 달고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세상 마지막 날까지 아픔을 간직해야 하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교회의 연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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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09 오전 11:45:37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