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성씨가 아들 이윤석군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올해 7살인 윤석이가 초점 없는 눈을 살짝 움직이더니 조그맣게 ‘켁켁’ 거리는 기침 소리를 냈다. 엄마 안희성(데레사, 38)씨는 재빠르게 목과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는 관을 통해 가래를 빼냈다. 그리곤 안쓰럽게 아들을 바라봤다.
윤석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다. 임신 17주에 510g으로 세상에 나온 탓에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만 했다. 하지만 안씨는 아들의 존재만으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2007년 결혼을 위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안씨에겐 아들만이 유일한 삶의 기쁨이었다. 당시 남편이 정신질환으로 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안씨는 10여 년간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오던 터였다.
고생 끝에 찾아온 아들. 안씨는 자신을 바라보는 똘망똘망한 눈을 보며 “아이만큼은 어떻게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결심을 지키기도 전에 시련이 찾아왔다. 소화기관이 약했던 윤석이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된 것이다. 아이가 숨을 멈췄던 시간은 장장 40여 분. 다시 맥박을 찾았지만, 윤석이의 뇌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을 쉴 수 없고, 엄마의 도움 없이는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시어머니는 안씨에게 윤석이를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부터 모태신앙 집안에서 자란 안씨에게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을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한 강요를 버티다 못 한 안씨는 윤석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사회복지시설에 도움을 요청해 숙식을 해결했고, 법적 조력을 받아 이혼도 할 수 있었다.
이후 안씨의 삶은 오롯이 윤석이를 돌보는 데에만 맞춰져 있다. 새벽 5시에 잠에서 깨는 윤석이와 같이 일어나고, 그 다음날 새벽 2시까지는 오로지 윤석이만을 돌봐야 한다. 윤석이가 잠이 들더라도 피부가 괴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몸을 돌려줘야 한다. 호흡감지기에 의지해 잠시 선잠을 자는 게 안씨의 유일한 휴식 시간이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집에서 윤석이와 호흡기를 모두 짊어지고 오르내리느라 안씨의 몸도 이곳저곳 망가진 지 오래다.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암울하다. 안씨의 노력에도 윤석이의 몸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뇌 손상 후 시력을 잃은 것은 물론 치주염으로 이빨도 거의 빠졌다. 얼마 전에는 고관절 손상 판정까지 받았다. 수술까지 고려하면 한 달에 200만 원 가까운 치료비가 필요하지만, 안씨의 소득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받는 100여만 원 정도가 전부다. “윤석이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결심을 지키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일까요? 아들을 꼭 지켜내고 싶습니다.” 붉게 충혈된 안씨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임종섭 베드로/ 서울대교구 수유1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장
“안희성씨는 수입도 없고 이혼 후 배우자 양육비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정부 지원금만으로 어렵게 아픈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안씨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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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성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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