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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서임〉 염추기경 동정(2/24)_내외신 기자회견 2014-02-25


  


염수정 추기경 동정 (24일)

내외신 기자회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4일 오후 4시(로마현지시각) 내외신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회견은 염 추기경 서임 직후 내외신 기자들의 요청으로 마련되었다.


   EWTN, Rome Report, RAI Vaticano 등 외신과 국내 언론사 특파원들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내외신 기자들은 추기경 서임 소감과 더불어 서임식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와 나눈 이야기, 아시아 교회에서 교황이 방문하는 의미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한국의 새 추기경에 관심을 보였다. 한 외신 기자는 “한국 교회는 강하고 젊으며, 선교사가 오던 교회에서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가 되었다.”라며 한국 가톨릭을 평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약정리.



-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열린 추기경 회의 주제가 ‘가정의 복음화’였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고, 한국 가정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 사회 역시 ‘가정’의 가치에 대한 변화가 많이 있다. 핵가족화 되었지만 가정이 깊게 일치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부부간의 어려움도 많아지고 부모 자녀 간에도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저출산문제가 심각하고, 고령화되고 있다. 교황님께서 특별 시노드(synodus, 교리, 교율, 전례의 문제를 토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교회의 권위 하에 열리는 교회회의)를 오는 10월 소집해 가정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교회가 가정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좋은 답을 얻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남북한 이산가족 문제를 추기경회의에서 이야기 했다고 하는데?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산의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 분단의 현실로 인해 남북으로 갈라진 가족들이 있어 마음 아프다. 이런 고통을 받는 가족들과 함께 하고 해결을 같이 해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교황님과 추기경단 앞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했고, 회의 후 많은 추기경들이 관심을 보여줬다.”


- 교황께서 8월에 한국을 방문하시나? 아시아교회에서 교황방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꼭 한국에 오시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 왜냐하면 베네딕토 16세는 아시아를 빼고 다른 대륙은 다 방문하셨다. 교황께서 서임식 때 내게 갑자기 큰 소리로 ‘한국을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우리 한국인들도 교황님을 사랑합니다’하고 대답했다. 교황님께서 한국을 사랑하시기에 꼭 방문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교회는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등 아시아 교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바가 크다.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면 많은 아시아인에게 기쁨이 될 것이다.“


- 한국 교회의 어떤 특징이 아시아교회에 공헌할 수 있나?


“한국 가톨릭 교회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교회의 시작은 선교사가 오지 않고 평신도가 자발적으로 복음을 공부하고 받아들였다. 우리는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 이건 우리 한국인의 성향인 것 같다. 성직자 없이 출발한 교회 공동체는 교우촌을 이루고 살았는데, 우리 교우촌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스도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내며 사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첫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기쁨을 절대 뺏기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 추기경이 된 소감은?


“애초 임명이 발표됐을 때 나를 제외한 모두가 기뻐했다. 나는 과연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추기경은 ‘돌쩌귀’라는 뜻으로 교황을 도와 신자들을 잘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소중하고 막중한 책무를 잘 알고 있다. 이발을 하는 곳의 표시가 빨간색과 파란색인 것은 각각 동맥과 정맥을 표시하는 것인데, 추기경의 붉은 옷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것이다. 부족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실 것으로 믿고 추기경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 한국교회는 강하고 젊다. 선교를 받던 교회에서 선교를 보내는 교회가 되었는데, 한국 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문제점과 개선할 바는 무엇인가?


“과거 역사를 보면 한국에 파견되어 일생을 이곳에서 살다 뼈를 묻거나 순교한 분들이 계시다. 선교를 나간다는 것은 그 나라를 사랑해야한다. 이것이 본래 그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그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땅을 차지하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선교방법도 달라져야한다. 신부님뿐만 아니라 수도자, 평신도, 그 나라 사람들 모두가 도와주고 함께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교황님의 한반도 방한을 위해 어떤 역할 할 수 있는지?


“중국과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는데, 이것이 어려운 점이다. 북한과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은 복음의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를 쓰러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파티마의 성모 발현도 당시 구소련의 회개를 위해 기도했지 구소련이 붕괴되길 기도했던 것은 아니다. 변화를 바라셨던 것이다. 교황님께서도 특별히 북한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셨다. 북한 뿐만 아니라 전쟁의 상흔이 남은 우리 사회도 인간답게 되고 그런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평화’와 ‘화해’는 교황님의 근본적인 메시지이다. 사랑하고 속죄하고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야겠다.


- 위정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교황님께서 23일 추기경 서임축하미사 후 12시에 삼종기도를 위해 발코니에 나오셨는데, 당시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교황님은 코린토 교회가 베드로파와 바오로파로 분열되었던 때를 언급하며 그리스도교는 리드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고 공동체가 중요함을 말씀하셨다. 우리도 이에 맞춰 살아가야하고, 공동체가 잘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이것을 참조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참 역동적인데, 90분을 싸우고 10분만에 빨리빨리 일을 처리한다. 이러한 역동성이 단지 경쟁으로만 하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 지난해 개성공단에서 미사를 드리려 한 이유? 올해 계획은 없나?


“당시 개성공단이 폐쇄됐을 때 개성공단 신자들의 모임인 로사리오회에서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주길 부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 7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미사를 명동 서울대교구 주교관에서 로사리오회 신자들과 봉헌한 적이 있다. 나는 현재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다. 그래서 관할지역인 개성공단을 방문하고자 했고, 미사를 드리고 싶었다. 공단 방문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다 결국 방문이 무산되었는데, 우리는 언제든 도움이 된다면 그곳을 가보고 싶다.”


- 한국사회 어른으로서 역할이 필요할 때 나설 계획인가?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만의 장점만을 본떠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사회가 어려울 때 할 얘기는 다 하겠지만, 말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


-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정의구현사제단은 열정적인 분들이다. 아낌없이 헌신하시는 형제들로 사제로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 추기경회의 때 이산가족에 대해 교황님께 말씀하셨는데 교황의 반응은 없었나?


“그 다음날 추기경 서임식 때 말씀하신 강론에 다 나와 있다. 참 놀라운 분이라고 생각한다. 교황님은 교회는 차별과 박해로 고통 받고 있는 그리스도교인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고 평화와 화해를 이룰 수 있도록 주님께 청하자고 말씀하셨다.”



   염 추기경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인 24일 오전, 개인일정으로 북한에 원조물품을 보낸 바 있는 국제 가톨릭 평신도 공동체 ‘산 에지디오(Sant' Egidio)’를 방문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기도와 복음 나눔을 실천하는 평신도 공동체로 지난 해 한국에도 진출했다.

 

  염 추기경은 오는 26일(로마 현지시간) 로마를 출발해 한국시간 27일 오후 5시 25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추기경 서임 감사 미사는 오는 3월 4일(화) 오후 2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될 예정이다. 이날 미사는 축하연을 생략한 채 간소하게 진행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