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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2010-08-10
 
 
 
 
 

“참 평화를 만드는 것은 사랑과 정의”

정진석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사회 공동체의 소통을 가로막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더불어 살아야 할 이웃과 형제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참 평화를 만드는 것은 사랑과 정의입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추기경은 오는 8월 15일(일)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聖母 昇天 大祝日)’ 미사를 집전하고 미사 강론 중에 메시지를 낭독한다(메시지 전문 첨부).

 

  정 추기경은 메시지를 통해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도 장차 하늘에 올라 하느님 영광 안에 들 수 있다는 희망을 알려 준다”며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은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전구하고 계시다”라고 ‘성모 승천 대축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오늘날 우리에게 평화만큼 소중하고 절실한 가치는 없다”며 “특별히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민들과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8월 15일자에 실린다. 문화홍보국 홈페이지(http://cc.catholic.or.kr)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서울주보’로도 볼 수 있다

 

2009년 8월 15일, 명동대성당을 찾은 신자들이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가톨릭교회는 매년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지낸다. 초대 교회(4∼5세기 경)부터 지켜온‘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불려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8월 15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해석하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며, 민족의 자유과 세계 평화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봉헌하는가 하면 당시 많은 성당에서 특별 행사를 열었다.

   오늘날에도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에 광복의 기쁨을 함께 기념하고 있다(명동대성당은 매년 성모승천 대축일, 제대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합니다).

 

 

▣ 2010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이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광복 65주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루빨리 남북이 화해하고 용서하며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轉求)와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합니다.

   오늘 우리는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예수님 구원사업의 완벽한 협조자가 되셨던 성모님의 승천을 기뻐하며 무한한 희망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성모님께서 하늘에 올림을 받아 하느님 영광 안에 드셨듯이 우리도 장차 하늘에 올라 하느님 영광 안에 들 수 있다는 희망을 알려주시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성모님을 공경하는 이유는 그분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온전히 따르는 신앙의 모범을 보인 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오래전부터 성모님을 특별히 공경해왔습니다.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님은 1838년 12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한국교회의 주보성인으로 정해 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하셨고 184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의 승인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성모신심은 더욱 활성화됐습니다. 또한 성모 승천 대축일에 조국이 광복되는 기쁨을 맞으면서 한국교회의 수호성인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은 더욱 각별해졌습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은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전구하고 계십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평화만큼 소중하고 절실한 가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대립과 긴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 부자와 빈자, 세대와 지역 사이에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분열과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늘날 많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마찰의 원인으로 소통의 부재를 꼽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 중 몇몇 사안들은 지금도 찬성과 반대의 극단으로 나뉘어 갈등과 분열로 치닫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적인 찬성과 반대가 아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끊임없이 대화하며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분명한 것은 그 해결점이 개인 또는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어렵습니까? 사회 공동체의 소통을 가로막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더불어 살아야 할 이웃과 형제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평화는 요원한 것이 됩니다. 결국 참 평화를 만드는 것은 사랑과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서민들과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사회는 갈등을 극복하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미움과 갈등과 절망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와 희망을 이루는 평화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세상에 평화를 이룸으로써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마태 5,9).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가정과 사회에 평화를 이루는 모범적인 삶을 살아갑시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점점 더 밝아지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과 다툼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지혜롭게 극복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성모승천 대축일을 맞아 온 겨레에 평화의 인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0년 8월 15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언론홍보팀 마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