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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발표 | 2019-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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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지상의 평화’를 위한 첫걸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발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오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메시지 전문 하단 첨부)
요한복음 14장 27절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를 주제로 한 이번 메시지에서 염 추기경은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과 기도의 필요성을 전했다.
염 추기경은 메시지를 통해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질서를 충분히 존중할 때에 비로소 회복되고 견고해”지지만, 오늘날 세계가 대내외적으로 불화와 분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문제들의 해결은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적 보복이 아닌 꾸준한 대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할 때 가능해진다”며, 상호 존중의 ‘대화’만이 “‘지상의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라 강조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좋은 정치는 평화에 봉사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담화문(제52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들어,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 나라를 위해 봉사하면서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정의롭고 가치 있는 미래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인들을 향해서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인간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성모님의 전구와 하느님의 은총을 청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3·1운동 100주년인 올해,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 민족의 독립뿐만 아니라 동양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투신하신 애국지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8월 15일자에 실린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홈페이지(http://cc.catholic.or.kr)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페이스북(www.facebook.com/commu.seoul)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 가톨릭교회의 성모 승천 대축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매년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기념한다. 초대 교회부터 지켜온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 생활을 마친 다음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불려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8월 15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여기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며, 민족의 해방과 세계 평화의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올린다. 오늘날에도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광복절도 함께 기념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매년 8월 15일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며 제대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중 제대 양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한 모습.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오는 15일 낮 12시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 2019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全文)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요한 14,27)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한국 천주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풍성한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특별히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특별히 북녘 동포들에게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한국 교회의 성모님께 대한 공경과 사랑은 초기 교회부터 각별했습니다.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는 1838년 12월 교황청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회 수호성인으로 청하셨고,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1841년 8월 22일 이를 승인하셨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신앙의 선조들이 모진 박해와 갖은 어려움에도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믿음을 지켜왔습니다. 또한 1945년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것이 성모님의 보살핌의 결과라 믿으며 한국 교회의 성모 신심은 더욱 깊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우리 인류와 연결해 준 위대한 공로자입니다. 성모님을 통해 우리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의 모후’인 성모님께서는 평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간청을 귀 기울여 들으시고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주시도록 청해주십니다. 특히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광복 74주년이 되었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신 순국선열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되새깁시다. 우리 민족의 독립뿐만 아니라 동양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투신하신 애국지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화는 어떤 의미입니까? 성 요한 23세 교황은 1963년 발표한 회칙 ‘지상의 평화’를 통해 평화에 대해 인류 전체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지상의 평화’는 모든 시대의 인류가 깊이 갈망하는 것으로서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질서를 충분히 존중할 때에 비로소 회복되고 견고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즉, 전쟁이 없다고 해서 평화라고는 할 수 없고 진정한 평화는 하느님이 원하는 질서, 보다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질서라는 것입니다(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 참조).
오늘날의 세계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불화와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의 해결은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적 보복이 아닌 꾸준한 대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할 때 가능해집니다. 이를 위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상호 존중의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반목과 갈등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각자의 생각과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현대의 주변 나라들은 정치와 경제, 문화, 안보 등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유지하고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비난하고 편을 갈라 서로를 적으로 여기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됩니다. 성모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처럼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화는 지상의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당면한 국내외 현안들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정치는 평화에 봉사합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올해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정치인들은 자기 나라를 위해 봉사하면서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정의롭고 가치 있는 미래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삶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인간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성모님의 전구와 하느님의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우리는 모든 이가 하느님 안에 한 가족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잘못에 대하여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자신보다는 이웃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다면, 이 세상에 더 많은 주님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위로자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2019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