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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염수정 추기경 2018 부활 메시지 발표 | 2018-0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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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사랑의 갑옷을 입고 구원의 희망을 투구로 씁시다.” 염수정 추기경 2018 부활 메시지 발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주님 부활 대축일(4월 1일)을 앞두고 2018 부활 메시지를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 가톨릭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성주간(聖週間 · ‘주님수난성지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의 한 주간을 일컫는 말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때이다. 교회의 전례력으로 가장 경건한 기간이다)‘을 보내고 있다. 염 추기경은 부활 메시지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누구보다도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가득 내리시길 기원한다”며 “부활하신 주심께서 빛으로 오시어 어둠을 이기고 혼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청하자”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부활하신 주님께 빛을 청하기에 앞서 우리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해야 할 것”이라며 부활을 믿는 우리의 자세에도 변화를 당부했다. 이어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상처를 치유해주어야 할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교회가, 특히 성직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쇄신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남북 정상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여 70년이 훌쩍 넘은 분단의 상처를 딛고 소통과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가길 간절히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31일(토) 저녁 8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부활 성야 미사’에서 이 메시지를 낭독한다(메시지 전문 하단 첨부).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4월 1일자와 서울대교구 홍보국 홈페이지(cc.catholi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부활 메시지 全文] “믿음과 사랑의 갑옷을 입고 구원의 희망을 투구로 씁시다.”(1테살 5,8) 알렐루야, 알렐루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 기쁨이 온 땅에 가득하기를 바라며 특별히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주님 부활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님께서 죽음의 어둠을 뚫고 부활하신 거룩한 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스스로 빛이 되시어 죄와 죽음의 어둠 속에 갇혀있는 세상을 비추어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누구보다도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가득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부활하신 주님의 빛과 은총이 필요한 때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어둠과 혼란에 쌓여있었듯이 현재 우리 사회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빛으로 오시어 어둠을 이기고 혼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청합시다. 인간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무참하게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며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죄와 죽음의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전해줍니다. 제자들의 배반을 아시고도 예수님은 제자들을 계속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여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하시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 예수님 덕분에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요한 20,20-21 참조) 스승을 배반한 죄책감에서 벗어난 제자들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할 용기를 얻고 세상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렇듯 사랑은 죽음보다 강합니다. 부활을 믿는 우리 역시 주님의 제자들처럼 변화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 빛을 청하기에 앞서 우리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 사회의 어둠과 혼란의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 일변도의 사회 속에서 많은 이들이 자기 욕심 때문에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고, 특히 약한 이들을 함부로 대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상처로 억눌려있던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면서 함께 치유의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오히려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상처를 치유해주어야 할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교회, 특히 성직자들에게 회개와 참회를 통해 새롭게 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또한 교회 전체가 정화와 쇄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저질렀던 다윗이 하느님께 겸손하게 용서를 청하였듯이(2사무 12,13 참조) 교회가, 특히 성직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쇄신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 참조)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교회 안에 현존하는 주님이 계시기에 신앙의 동료들이, 무엇보다 고통받고 상처받은 이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치유되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길 바랍니다. 부활의 빛을 받은 우리 신앙인들은 더이상 어둠 속에 머물지 말고, 믿음 안에서 희망과 사랑의 빛이 세상을 향해 비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부활을 증언하며 어둠을 물리치고 선하고 긍정적인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 모두와 함께하실 것 입니다.(마태 28,20 참조) 올해는 특별히 북녘의 동포들에게 주님의 평화가 가득 전해지길 바랍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물꼬가 트이며 이제 곧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됐습니다. 평화의 주님께서도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대화가 잘 진행되어 한반도에 더 큰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우리 신자들도 남북 정상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여 70년이 훌쩍 넘은 분단의 상처를 딛고, 소통과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가길 간절히 기도합시다. 또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도 반목보다는 평화의 여정에 적극 동참하여 한반도에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폭력과 증오의 방식으로는 그 어떤 인류의 문제도 해결될 수 없습니다.”(2015년 11월 15일 삼종기도 훈화 중 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한번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상처받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주님 부활의 은총으로 상처가 치유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와 천상의 한국 성인들과 모든 성인이 우리나라와 온 세상에 평화가 꽃 필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전구해 주시기를 청하며 기도드립니다. 2018년 주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