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한인본당 설립 20주년 맞아

유경촌 주교 참석, 기념 미사 및 견진성사 집전해

“직접 본당 건축한 한인공동체, 열매 잘 지켜가길”

러시아 모스크바 한인본당(주임 김대영 신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설립 20주년을 맞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견진성사를 거행했다.

20주년 미사는 작년 교황 방한으로 인해 올해로 옮겨 봉헌하게 됐다. 이번 미사에는 약 200명의 한인 신자들이 모여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이날 미사에서는 모스크바 한인본당과 인근 빼쩨르부르크 공소 공동체 18명의 신자들이 견진성사를 받고 주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다.

타지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가 현지를 방문해 예식을 집전했다.

유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오늘은 한국 가톨릭교회가 103위 성인들의 순교를 기억하는 대축일”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굳은 신앙심을 보여준 순교자들을 본받으며, 지금의 우리도 보다 적극적인 신앙인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 전했다.

미사 후에는 본당 설립 20주년 축하식이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는 모스크바 예수회 관구,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관 본당, 신언회 소속 빼쩨르부르크 공소, 러시아 주재 미국인신자공동체 등 외국인 공동체 대표 사제와 신자들이 참석해 본당의 뜻 깊은 날을 함께 축하했다.

유 주교는 “이렇게 단합된 마음으로 직접 본당을 건축한 한인공동체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드물다”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꾸어낸 소중한 열매를 잘 지키고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영 신부는 “이번 주교님의 방문으로 한인공동체 내부적으로는 새롭게 도약할 영적인 힘을 얻었다”고 전하며, “타향에서 어렵게 신앙을 이어가는 이곳 공동체 형제자매들을 위해 한국의 신자들께서도 많은 기도를 해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한인본당 청년회장 성일세 돈보스코 씨는 “주교님과 함께한 이번 미사를 통해 가톨릭 공동체의 유대를 확인하면서 주님 안에서 깊어진 형제애를 체험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형제애를 나누며 신앙생활을 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한인 공동체는 1994년 설립 직후부터 오랜 시간동안 단독으로 모일 장소 없이 신앙생활을 이어왔다. 신자들과 김 신부는 모스크바 주교좌 성당 지하 창고를 빌려 신앙 공동체를 꾸려오다가 2013년, 모스크바 시내에서 30분가량 떨어진 마을에 건물면적 930㎡, 2층 규모의 성당을 겸한 교육관을 마련했다.

한편, 유 주교는 18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모스크바에서 사목 일정을 소화한다. 18일 한인공동체 가정방문을 한 유 주교는 20일 20주년 미사와 견진성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19일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환경보호를 위해 가톨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법’에 관해 특강하고, 모스크바 주교좌 성당과 한인 공동체가 미사를 봉헌했던 지하성당 등을 방문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