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야기] 쾌락의 정원 - 히에로니무스 보쉬(1450년∼1516년), 패널 위 유화, 205.5×384.9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이 작품은 3단 제단화로 왼쪽은 에덴의 동산의 아담과 이브, 중앙에는 지상의 세속적인 정욕/쾌락에 심취한 인물들이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쾌락의 결과로 지옥에 빠진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오늘 살펴볼 부분은 오른쪽 지옥 패널인데 굉장히 복잡한작품을 지면 제한상 간단히 소개하자면, 인간이 가지고 있다고 상상할 수 있는, 오늘복음 말씀에서 연상되는 온갖 '죄'가 표현되어 있다. 엉덩이 부분이 뻥 뚫린 나무인간 속에는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또 새 머리를 한 인간이 인간을 삼키고, 인간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그 사람은 온갖 오물과 인간들로 가득 찬 구덩이에 빠진다. 이 구덩이에는 돈을 배변하고 있는 이가 보이며, 허영에 가득 찬 거울을 바라보는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 이 그림은 인간이 죄 앞에서 얼마나 유약한지, 또 그 죄의 결과는 오롯이 우리의 몫임을 잘 표현해 준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그를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15.21-23) [2024년 9월 1일(나해) 연중 제22주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군종주보 5면, 김은혜 엘리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