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갤러리

전체메뉴
  • 검색

가톨릭성미술

back

sub_menu

  • 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성모영보
  • 2024-04-25
[글로 만나는 성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성모영보

- 안토넬로 다 메시나, 수태고지, 1476년, 수태고지, 팔레르모 미술관.

안토넬로 다 메시나(Antonello da Messina, 1430~1479)는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르네상스 예술의 대가였다. 그가 1476년에 그린 ‘성모영보’ 작품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성모영보는 신약성경에 기록된 예수님 탄생의 일화에서 가브리엘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예고하는 부분을 가리킨다. 그의 작품은 성모영보 안에서 마리아가 겪은 모든 감정 단계(혼란, 심사숙고, 물음, 순명, 공로)를 요약하여 보여주기에, 이 작품을 보는 관람객은 성모영보에 대해 묵상할 기회를 얻는다.

안토넬로의 성모영보는 다른 성모영보 작품처럼 마리아의 동정을 의미하는 울타리가 쳐진 정원이나 수선화, 성령의 빛도 표현되지 않으며, 천사 또한 작품에 없다. 작품 속의 마리아는 작품을 감상하는 이의 정면을 바라본다. 우리 또한 이 작품 속의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모습에서 상반된 것을 발견한다. 마리아의 오른손은 천사의 예고에 놀라움을 표현하지만, 반대로 푸른색 베일을 잡은 왼손은 그 예고를 받아들임을 드러낸다. 또한 마리아의 오른쪽 눈은 순명을 나타내지만, 왼쪽 눈은 본인은 처녀로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천사에게 묻고 있음을 드러낸다. 마리아를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베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분법적이면서도 동시에 합성적인 이 마리아는 성모영보의 서양식 이콘이라고 불린다.

안토넬로가 표현한 뒤집힌 반대 관점은 신비의 수용자인 우리를 마리아 앞에서 주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가브리엘 천사 자리에 두게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랫부분을 잠시 본다. 마리아 앞 책상 위에 놓인 독서대의 책이 가만히 있지 않고, 성령의 바람에 의해 책의 장들이 들어 올려진다. 곧, 마리아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주님 탄생 예고의 신비 속으로 들어간다. 동시에 독서대의 구석은 이제 우리가 마리아와 이야기할 차례라고 가리킨다.

우리는 4월 8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맞이하여, 안토넬로의 성모영보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마리아의 신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초대받고 있다.

[2024년 4월 21일(나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대전주보 5면, 권영명 안드레아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 부소장 겸 솔뫼 교구역사관 관장)]
  • 77
  • 1

tag

주호식(jpatrick)gallery

facebook twitter pinterest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