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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얀 프로보스트의 그리스도교의 알레고리
  • 2026-02-24
[성화 속 성경 이야기] 그리스도교의 알레고리

- 얀 프로보스트(Jan Provost, c.1465~1529), <그리스도교의 알레고리>, 1510~1515년경, 목판에 유채, 50cm×40cm, 루브르박물관 (프랑스 파리)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Mona Lisa)가 1순위로 떠오르지요. 모나리자는 ‘이탈리아 회화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루브르박물관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는 건 그 규모뿐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여러 나라의 빼어난 컬렉션들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 역시 루브르 소장품으로서 16세기 북유럽 플랑드르(오늘날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북부)의 르네상스 대표자인 얀 프로보스트의 걸작입니다. 뛰어난 화가, 건축가, 지도학자, 공학도이자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던 그의 그림에는 플랑드르 특유의 섬세함과 밝고 풍요로운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풍이 공존합니다. 그리고 오늘 작품의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표현은 그의 일반적인 고전주의풍 작품들과 차별화됩니다.

화면 좌측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자주빛 망토에 정의의 검을 든 예수님이 있습니다. 옆구리와 손과 발에 난 상처를 보이고, 그 맞은 편에는 자비와 순결의 백합 한 송이와 평화의 올리브나무 가지를 든 푸른 드레스의 여인이 왕관을 쓰고 보석상자를 들고 있습니다. 보석상자 위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암비둘기가 보입니다. 이 여인은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이면서 동시에 ‘천상 예루살렘’에 대한 알레고리로 추정됩니다. “어린양의 아내가 될 신부를 너에게 보여 주겠다. 이어서 그 천사는 …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묵시 21,9-11).

이같이 성모님은 어린양의 신부이자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예루살렘 도성입니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중앙 최상단에 있는 눈 모양의 하늘인데, 눈은 정면을 응시하고, 그 앞에는 요한묵시록에 묘사된 대로 십자가를 든 순백의 어린양과 일곱 개의 봉인이 뜯긴 성경이 있습니다. 그 아래 예수님과 성모님 사이에는 거대한 손이 황금색 십자가가 달린 푸른 우주를 들고 있고, 그 안에 태양과 달과 지구가 보입니다. 이처럼 세상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중재와 보호 아래서 움직입니다.

그림 맨 하단에는 구름 덩어리가 있고 반쯤 감은 눈이 있는데, 그 모습이 기이합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형태지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은 모습에는 구원을 향한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21,3-4). 이어서 요한묵시록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성령과 신부가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목마른 사람은 오너라. 원하는 사람은 생명수를 거저 받아라”(22,17). 천상 신비를 품은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안식을 찾는 것, 곧 진정 함께 평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여정, 천상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일 것입니다.

* 박혜원 소피아 : 저서 「혹시 나의 양을 보았나요」(2020) 「혹시 나의 새를 보았나요」(2023), 현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

[2026년 2월 22일(가해) 사순 제1주일 의정부주보 4면, 박혜원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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