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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지어 판 데어 바이덴의 동방박사의 방문
  • 2026-01-05
[성화 이야기] 동방박사의 방문

- 로지어 판 데어 바이덴(1399/1400?1464), 1455년 作, 나무 위 유화, 138x153cm, 알테 피나코텍 미술관, 독일 뮌헨

대형 제단화의 중앙 부분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경배하러 온 세 명의 동방박사를 통해 예수님이 전 인류의 구세주임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중앙에는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계시고, 그 앞에 동방박사들이 차례로 무릎을 꿇고 경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인 · 중년 ·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되며, 각각 서로 다른 대륙과 인간 삶의 단계를 상징하는 동방박사의 공식이 이 작품에서도 작용하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박사는 왕관을 벗고 땅에 무릎을 꿇은 채 아기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려 하고 있는데, 세속적 · 인간적 권력을 완전히 내려놓고 신에게 귀의하는 것을 상징한다. 중년의 박사는 예물을 들고 몸을 깊이 숙인 자세로 경배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으며, 가장 젊은 박사는 뒤에서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다가오고 있다.

특히 동방박사들의 옷에는 금실, 모피 장식, 복잡한 문양이 정교하게 묘사되어 북유럽 회화 특유의 사실주의를 보여준다. 이러한 의복과 박사들이 지니고 있는 장신구의 표현은 세속적 부와 권세를 극대화해 보여주는 동시에, 모든 것이 아기 예수님 앞에서 그 의미를 잃는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이렇게 이들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와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로서 구원의 보편성을 상징한다.

이러한 인물 배치 및 장치들은 신성을 마주한 우리의 단계적, 혹은 점진적인 영성적 깨달음과 헌신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그 헌신의 정도가 증강되든지 퇴화되든지 간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구세주 예수님께 다가가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 박사가 바치는 황금, 유향, 몰약 역시 중요한 상징을 지닌다. 황금은 왕으로서의 그리스도를, 유향은 신성을, 몰약은 장차 겪게 될 죽음과 인간적 고난을 예고한다. 화가는 이 예물들을 정교한 질감과 빛의 표현으로 강조함으로써, 물질적 아름다움 속에 담긴 신학적 의미를 부각시킨다. 이처럼 동방박사들은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니라, 경배 · 헌신 · 예언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통해 작품 전체의 종교적 메시지를 철학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지탱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2026년 1월 4일(가해) 주님 공현 대축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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