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야기] 방문(성모님과 엘리사벳의 만남) - The Visitation, 야콥/한스 슈트룹 형제(Jakob and/or Hans Strub), 1505년경 제작, 패널 위 유화, 80x54.7cm, 타이센-보르네미짜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 16세기 독일에서 활동한 슈트룹 형제가 그린 작품으로, 아버지 피터 스튜룹도 화가였다. 본 작품도 수도원의 대형 제단화 중 일부였으나, 조각내어 팔렸으며, 결국 마드리드의 타이센-보르네미짜 미술관 품으로 오게 된다. 아마도 엘리사벳의 집 현관문과 외벽으로 보이는 배경은 금박으로 입혀져 있으며, 이는 중세의 종교화 전통에서 보이는, 금박으로 배경을 마감하는 전통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금발과 얼굴형 등을 보아 전형적인 동시대 독일 지방 여성의 모습을 한두 여인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데, 우리가 보기에 오른편에 다소 나이가 있어 보이는 엘리사벳이, 그리고 왼편에 다소 젊게 표현된 성모님이 보이며, 반갑게 서로를 포옹하고 계신다. 인상적이게도,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성모님의 방문을 주제로 한 그림들에서 엘리사벳과 성모님 태중의 태아까지 묘사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아마도 화가들이 나름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었을 텐데,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태아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태아들이 취하는 행동까지 묘사한 것이 흥미롭다. 즉 엘리사벳의 태중에 계신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과 성모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계시는 것으로 그려졌으며, 성모님 뱃속에 계신 예수님은 두 손을 살짝 모으고 계시며 후광으로 빛나신다. 또한 예수님에게 다가올 수난을 아시는 듯, 결연한 듯한 표정의 성모님이 인상적이다. [2024년 12월 22일(다해) 대림 제4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