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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124위 순교 복자 기념일, 대축일로 바꾸자 2024-04-30

교계 신문 기자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얼마 전까지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과 복자 기념일이 언제인지 정확한 날짜를 몰랐다. 그나마 취재 덕에 어느 달에 있는지만 어렴풋이 기억할 따름이었다.

달라진 계기는 4월 24일 한국교회사연구소 공개대학에서 들은 강의 하나 때문이었다. 이날 강사는 수원교구 성사전담사제 윤민구 신부였다. 1983년 3월 103위 순교 복자 시성 청원인을 맡아 한국의 첫 성인 탄생까지 ‘분골쇄신’한 사제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과 103위 시성 40주년을 맞아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연단에 선 것이었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경험담을 들으니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기분마저 들었다.

103위 시성은 절대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청원 단계부터 기적을 증명할 자료가 없는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례를 깨고 로마가 아닌 서울에서 시성식을 거행하는 것도 반대에 부딪혔다. 명칭을 정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지금 쓰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로 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윤 신부 등 앞선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라우렌시오 앵베르, 시메온 베르뇌 주교들과 김 안드레아 및 100위 동료 순교자들’이라 불러야 했을지도 모른다.

강의 끝에 윤 신부는 묵직한 제안 하나를 던졌다. 124위 순교 복자 기념일(5월 29일)이 성 바오로 6세 축일과 겹치게 됐으니, 한국 교회가 적극 나서서 대축일로 바꾸자는 주장이었다. 윤 신부는 시성 전에도 9월 26일을 79위 복자 대축일로 지낸 전례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124위는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우리나라 교회에서만 공경하는 복자입니다. 그분들을 위해 대축일을 못 지낼 이유가 없어요. 우리 한국 교회가 결정하고 교황청에 보고하면 되는 일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04-30 오후 6:12:19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