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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신자 증가율, 고령화, 성소 감소 등 ‘총체적 침체’ 2024-04-30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은 코로나19가 한국 교회의 일상적 사목 활동과 신자들의 신앙 및 성사생활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해인 2019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와 비교했을 때 미사 참여자 수를 비롯한 영세자 수, 견진·고해성사 건수 등은 60~70%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80~90% 수준으로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인 것은 병자성사(90.6%)와 첫영성체(80.8%) 인원 수였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교회의 복음화 지표는 한국 사회에 드러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회복세 있지만 
세례자 전년 대비 증가 
코로나 이전 비하면 회복률 63% 그쳐
예비신자도 감소세 

사회적 현상, 교회 통계에도 반영
19세 이하 신자 비율 현저히 떨어져
청소년·청년 사목 전반적 쇄신 필요

우려와 희망 
사제 고령화, 수도자 감소세
유아세례 비율 성장세는 고무적 



 

 

 


코로나19가 남긴 흔적 ‘더딘 회복’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한국 교회는 여전히 회복 국면에 머물러 있다. 2023년 세례받은 사람은 5만 1307명으로 전년(4만 1384명) 대비 24%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2022년보다 10.7%p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영세자 수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3.3%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2023년 등록한 예비신자 수는 3만 9249명으로 2019년의 59.1% 수준에 미쳤다. 2023년 현재 전국 본당의 평균 예비신자 수는 22명으로, 10년 전(2013년)에 비해 49명 감소했고, 2019년과 비교하면 16명 감소했다.

주일 미사 참여자는 2019년 대비 74.5%까지 회복했다. 2023년 주일 미사 참여자는 80만 5361명으로 주일 미사 참여율은 13.5%다. 이는 2022년(11.8%)과 비교하면 1.7%p 높은 수치다. 2019년 108만 687명(전체 신자의 18.3%)과 단순 비교하면 74.5%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체 신자 수가 2019년보다 5만 6006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화된 신앙생활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주일 미사 참여율은 춘천교구(17.7%)가 가장 높았고, 뒤이어 청주(15.8%)·대전(15.7%) 교구가 뒤를 이었다. 주일 미사 참여 증가율은 2022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제주교구가 40.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밖에 견진(7.1%)·병자(22.5%)·고해(12.6%) 성사와 영성체(6.4%) 인원 수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는 증가세를 보였다.



‘저출산·고령화·수도권 과밀’ 현상

한국 교회에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깊고 넓게 침투하고 있음이 지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2023년 현재 19세 이하 신자 비율이 전체 신자 중 6.7%에 불과하고,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6.1%로 그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핵심적 원인은 0.72%라는 극단적인 합계 출산율에 기인하지만, 교회가 이 부분을 사목적 노력 없이 내버려둘 수는 없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분석 보고서-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나타난 사목적 시사점을 통해 진단한 것처럼 유아세례부터 교리교육, 주일학교와 청년·청소년 사목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소는 “현재 노인 세대 신자가 높다고 미래에 젊은 세대가 나이 들어 교회에 입문할 것이라는 예측은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2023년에 세례받은 이들을 유아와 어른, 임종자로 구분하면, 각각 25%(1만 2832명), 67.3%(3만 4511명), 7.7%(3964명)로 집계된다. 2022년과 비교하면 유아와 임종자 세례가 각각 3.6%p, 0.8%p 감소했지만, 어른 세례는 4.4%p 증가했다. 유아세례의 경우 2019년(1만 7806명)과 비교하면, 72%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영세자의 연령별 비율을 보면 0~4세가 16%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5~9세(9.7%), 20~24세(8.1%, 군종교구 장병 세례 89% 차지) 순으로 높았다.

신앙 전수의 지표로 여기는 유아세례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3년부터 유아 세례의 비율은 해마다 20%가 넘었지만 코로나19 직후 2020년 20%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5%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고 싶은 기성세대의 신앙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세자 수 통계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24세(703명, 17%), 15~19세(727명, 39.1%)의 여성 영세자 수가 여성 전체 영세자 수에서 가장 적다는 것이다. 남성을 포함한 전체 영세자 수에서도 가장 적다. 상대적으로 20~24세 남성 영세자는 3441명(83%)로 여성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군종교구의 남성 영세자 대다수가 이 구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성소 위기? 사제 고령화 ‘심각’

성직자는 총 5721명으로 전년도 5703명보다 18명 증가했다. 교구 사제는 4715명으로 2022년보다 29명이 증가했지만 축성생활회(수도회) 소속 사제는 823명으로 3명 감소했다. 사도생활단(선교회) 소속 사제는 141명으로 전년 대비 8명 줄었다. 또 2023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사제는 75명으로, 전년도 96명에 비해 21명 줄어들었다.

교구 사제의 연령대 분포를 집계한 결과, 50~54세(13.9%), 40~44세(13.8%), 45~49세(13.6%), 55~59세(11.8%) 순으로 나타났다. 즉 40~50대 사제가 교구 전체 사제 중 53.2%를 차지한다. 10년 전에는 전체 사제의 63%였던 30~40대 젊은 사제 비율이 2023년에는 47%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과반수를 차지하는 중년 사제들이 사목에서 물러나면 한국 교회는 사제 부족 현상에 직면하게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대한 교회의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교구 신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37.5%나 감소한 상황이다.



수도자 감소? 외국인 수도자 증가

한국 교회 남녀 수도자는 1만 1473명으로 전년 대비 103명 감소했다. 더불어 남녀 수도자들의 대외적인 사도직 활동도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여자 수도자들의 경우 본당 전교활동 비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2018년에 처음 30% 아래로 떨어진 이래 2023년에는 24%를 기록했다. 본당에서 신자들이 수녀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현재 한국 수도회는 수도자 고령화와 성소자 급감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교육·의료·사회복지기관 등 특수 사도직 분야의 모든 영역에서 수도자들의 사도직 활동이 축소되고 있어 사도직 활동 수도회들의 적극적인 비전 수립과 실천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수도회에 문을 두드리는 외국 출신의 지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통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사목적 시사점을 짚고, △요양 병원에 있는 노인 신자에 대한 사목적 돌봄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사목 △사제 고령화 및 신학생 수 급감에 따른 사제 부족 현상 대책 △본당 주일학교에 대한 점검과 개선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연구소는 “교회의 복음화 여정이 놓여있는 현실을 돌아보고, 새로운 실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4-04-30 오후 5:12:17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