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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코로나19, 신자유주의적 욕망과 삶을 바꾸라는 경고 2020-04-08


코로나19 창궐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내게 각인된 글귀는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지구를 ‘창조주 하느님’으로, 메시지를 ‘경고’로 이해했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에서 4월 1일 자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5000명을 넘어섰으니 지구촌은 공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보다 인구는 6배 많은데 사망자는 무려 30배에 이른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서도 사망자가 수천~수만에 이를 것이라 한다. 코로나 사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기온이 오르는 6, 7월에 코로나를 잡는다더라도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한다. 경제 사회 정치 등 전방위적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의 실업률이 세계 대공황 당시 가장 높았던 1933년의 24.9%를 훨씬 넘어 30% 이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요 폭락으로 여행ㆍ항공업, 음식ㆍ가구ㆍ의류ㆍ전자제품점 등 서비스업, 소상공업의 휴ㆍ폐업이 늘고 있다. 이는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명타를 맞고 있는 서비스업은 우리나라 산업 생산액의 60%가 넘는다.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경제 마비가 더 무섭다는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같은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이라고 한다. 동물과 사람 간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한다. 인류의 생태계 파괴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크게 줄어 인간과 접촉 공간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20년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70% 이상이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앞으로 더 자주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태계 파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ㆍ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나오는 온실가스 탓이다. 이 때문에 습지는 사라지고 건조 지역과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가뭄 홍수 태풍의 빈도와 강도도 높아졌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윤리적 타락이 문제다. 무제한의 성장과 소비 욕망에 터를 잡은 것이 신자유주의 체제다. 신자유주의는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자유 시장과 규제 완화, 국가권력의 시장 개입 최소화를 내세운다. “절대 규칙이 되어버린,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자연환경처럼 취약한 모든 것은 무방비 상태”(「찬미받으소서」 56항)에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환경 교육이…개인주의, 무한한 진보, 경쟁, 소비주의, 규제 없는 시장에 대한 비판을 포함”(210항)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생태계 파괴는 특히 자신을 방어할 경제적 능력과 수단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국가 권력은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49항)

고통은 사랑의 학교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는 인류에게 잘못된 삶의 방식을 깨우치게 하려는 하느님 방식일 수 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적 욕망과 삶을 그대로 두었다간 지구촌이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전하고 지구촌 사람은 물론 지구 생태계의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며 연대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 사순 시기에 약속했던 것처럼 무절제한 욕구 가운데 우선 하나만이라도 지속해서 포기함으로써 내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부활의 작은 시작이다. 오프라인 미사를 무기한 연기한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찾아 새로운 기준과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04-08 오전 9:42:02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