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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부활 메시지... “헌재 결정, 생명경시로 이어질까 우려” 2019-04-16

염수정 추기경, 부활 메시지

낙태죄 관련 헌재 결정, 생명경시로 이어질까 우려

 

 

 염수정 추기경이 2018년 '파스카 성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2018. 3. 31, 명동대성당).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 저녁 8파스카 성야 미사’, 21() 12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며, 이 미사 중 부활 메시지를 발표한다. (메시지 전문 하단 첨부)

 

염 추기경은 부활 메시지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은 그분의 사랑은 결국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 그래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믿는 이들은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받는다며 부활의 의미를 설명했다.

 

염 추기경은 예수님의 부활로 모든 인간 생명이 풍요로워졌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생명이 억압받고 있다최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형사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 생명경시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 모든 인간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생명으로 보호되어야 하고, 그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에 대해 신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로는 목숨을 바쳐 영원한 생명을 증거한 순교자들의 모범을 본받아, 우리 시대의 신자들은 온갖 희생을 감수하고 각자의 가정에서부터,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선택하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의 부활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421일자에 실린다(http://cc.catholic.or.kr).

 

한편 가톨릭교회는, 지난 14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시작으로 전례력에서 가장 거룩하고 의미있는 시기인 성주간(聖週間)을 보내고 있다.

 

성주간 중에서도 예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주님 만찬 성 목요일’(4.18), 수난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 수난 성 금요일’(4.19), 어둠과 죽음에서 빛과 생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 성야‘(4.20), 가톨릭 전례주년의 정점 주님 부활 대축일(4.21)’까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며 장엄한 예식을 한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의 성주간 전례 일정은 다음과 같다.

 

 

날 짜

시 간

내 용

주 례 자

418()

성 목요일

10:00

성유 축성 미사

염수정 추기경

20:00

주님 만찬 미사

구요비 주교

419()

성 금요일

15:00

십자가의 길

유경촌 주교

20:00

주님 수난 예절

손희송 주교

4.20()

성 토요일

20:00

파스카 성야 미사

염수정 추기경

421()

주님 부활 대축일

09, 10, 11, 12, 16 17, 18, 19, 21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12시 주례 :

염수정 추기경

 

cpbc 가톨릭평화방송은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되는 18() ‘성유 축성 미사(10)’, ‘주님 만찬 미사(20)’, 20() ‘파스카 성야 미사(20)’, 21()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12)’HD 화질로 TV 생중계 한다.

 

 

 

2019년 부활 메시지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콜로 3,4)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과 우리 한반도 그리고 온 세상에, 특별히 북녘 동포들과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강원도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화재 진압과 복구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죽음은 인간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고 공포에 떨게 합니다. 그런데 그 죽음을 이긴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들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자신을 바치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는 죽음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은 그분의 사랑은 결국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믿는 이들은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받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은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나약하고 죄 많은 우리 인간을 구원해 주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진 순교자들은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쁘게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죽음 너머에 영원한 생명의 문이 열려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였기에 고통을 겪으면서도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은 고령과 무서운 질병을 끝까지 견뎌내면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남겨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의 부활과 부활 신앙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수임을 다음과 같이 힘차게 선언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4)

 

예수님의 부활로 모든 인간 생명이 풍요로워졌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생명이 억압받고 있습니다. 만연된 물질주의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죽음의 세력이 그럴듯한 논리와 이론으로 포장되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고통받은 이들 중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죽음의 세력은 경제적 이유로, 자유와 자율의 이름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생명을 억압하고 소멸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형사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 생명경시로 이어질까 우려를 표합니다. 이와 관련한 후속 입법 절차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합니다. 인간 생명이 가진 존엄성은 사회 경제적인 상황이나 다수의 의견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인간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생명으로 보호되어야 하고, 그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간의 생명은 가장 고귀한 가치입니다.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에 서 있는 우리 신앙인들은 죽음이 아니라 생명 편에 서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바라보고 그 두려움을 이겨내며 죽음보다는 생명을 택하는 데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죽음의 문화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말이나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생명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생명에 반대되는 죽음의 문화와 유혹을 단호히 배척합시다.

 

우리 교회의 순교자들은 목숨을 바쳐 영원한 생명을 증거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신자들은 온갖 희생을 감수하고 각자의 가정에서부터,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선택하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들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다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우리 신앙인들의 자비로운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마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