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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초의 성령 강림
  • 2019-06-11
[그림 읽어주는 신부] 성령 강림

- 두초, 성령 강림, 1308-11년, 나무판에 템페라, 37.5x42.5cm, 시에나 대성당 미술관, 시에나, 이탈리아.

시에나 화파의 창시자 두초(Duccio, 1255-1319)는 1308-11년에 시에나 대성당을 장식하기 위해 <마에스타 Maesta>를 그렸다. 그중 <성령강림>은 부활의 여섯 번째 장면으로 사도행전 2장 1-13절이 그 배경이다. 좁은 다락방에서 제자들이 성모마리아 곁에 모여 앉아 있다. 그들 각자의 머리 위에는 성령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복음을 전했고, 베드로의 설교로 삼천 명이 세례를 받아 교회가 설립되었다. 성모님은 금빛 주름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붉은색 속옷과 푸른색 망토를 입고 있다. 이 금빛 주름은 성모님께서 천상의 영광 속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성모님은 제자들 한가운데 계신다. 성모님께서 교회의 중심에서 제자들을 하나로 결속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결속은 각각의 머리 부분에 둘러싸인 금빛 후광이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사도 2,2) 그림 뒷배경에는 살짝 열려 있는 문이 있다. 두초는 바람이 지나간 것처럼 바람의 이미지로 성령을 표현한 것이다.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붉은색 줄기의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사도 2,3) 불꽃은 성령을 상징하고, 발산하는 빛은 하느님의 현존을 의미한다. 하느님께서는 빛의 근원인 성령의 뜨거운 불꽃을 전달하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오를 때 약속한 대로 제자들에게 사랑의 성령을 보낸 것이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성모님의 오른편에는 베드로가, 왼편에는 요한이 있다. 베드로는 왼손을 가슴에 얹은 채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성모님을 바라본다. 가슴에 손을 얹은 요한도 성령의 은총에 기쁨과 놀라움을 드러내며 관람자들의 시선을 자기 쪽으로 집중시켜, 성령의 불로 뜨거워진 그림 속으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성령은 하느님의 숨결로 다가온 바람과 생명의 힘인 불꽃으로 이들 마음에 전달되며,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 증거자로써 복음을 용기 있게 전할 것이다. 성령은 우리를 예수님께 머물도록 보호하시고, 진리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하신다. 우리가 성령을 받으면 예수님께서 예수님 안에 계시듯이 우리가 예수님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019년 6월 9일 성령 강림 대축일 춘천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캐나다 런던 성 김대건 한인성당)]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d/duccio/maesta/crown_v/cro_v_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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