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야기] 사자 굴속에 있는 다니엘
  
- 루벤스, 1613-1615년경 제작, 캔버스 위 유화, 2.24mx3.3m,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미국.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1세(기원전 550-486)는 자신보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다니엘의 신념에 분노하여 다니엘을 사자 굴에 집어넣으라고 명한다. 그러나 사자 굴을 막았던 돌을 굴려 열었을 때, 다니엘이 상처 하나 없이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루벤스는 사자 굴에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는 다니엘을 그렸는데 이는 종교개혁이라는 혼란의 시기에도 자신의 신념과 믿음으로 천주교를 지켜내는 신자에 대한 상징으로, 교회가 초기 교회시대의 순교자들에 대한 예술제작을 장려한 계획들의 일환으로 그려졌다.
  
가로 세로가 각 2m와 3m가 훌쩍 넘는 이 대형 그림 속 사자들은 실제 크기와 비슷하게 그려졌다. 커다란 근육과 화려한 갈기를 뽐내며 다른 사자들과 으르렁거리고 우리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듯, 우리도 실제 사자 굴속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준다. 사자 굴 바닥에 흩어져 있는 사람의 두개골은 이 사자들의 야생성과 흉포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자 굴의 입구에서 비친 빛이 두 손을 모으고 하늘을 우러러보는 다니엘을 비추고 있고, 그의 진지한 눈빛과 벌어진 입, 뒤틀린 발가락 등에서 그의 절실함이 느껴진다.
  
[2018년 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r/rubens/15biblic/07daniel.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