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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에서 기도하는 남자
  • 2018-11-14
[교회미술 산책] 숲에서 기도하는 남자

- 14세기 중후반, 툴루즈 생 세르넹 대성당, 돌, 61×44×7cm, 툴루즈 오귀스텡 미술관, 프랑스.

이 작품은 저부조로 제작되어 성당 내부를 장식했다. 작품은 고요하고 깊은 숲 속에서 홀로 책을 읽는 한 수도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은 책상이 숲 중앙에 있고, 수도자는 그 앞에서 독서에 몰두한다. 숲에는 물푸레 나무, 포플러 나무가 아름답게 우거져 있다. 책상 옆에 마치 동굴이 있는 듯 보이는 공간으로부터는 냇물이 멈추지 않고 졸졸 흐르는데, 이는 낙원의 생명수를 연상시킨다. 수도자의 얼굴이 훼손되었는데도 그 겸손함을 감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세 고딕시대의 섬세하고 우아한 감수성은 벌써 고독한 인간에 대한 휴머니즘을 예고하고 있다.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시끄러운 장터가 아니라 바로 고요한 자연 속이다. 우리를 깊은 성찰, 묵상으로의 길로 조용히 이끌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2018년 11월 11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청주주보 3면, 박혜원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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