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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의 성체성사(최후의 만찬)
  • 2018-08-19
[성화 이야기] 성체 성사(최후의 만찬)

- 달리(1904-1989), 1955년 作, 캔버스 위 유화 267×166.7cm, 내셔널 갤러리, 미국 워싱턴 D.C.

달리는 초현실주의 예술가지만 이 그림을 그렸던 시기에는 매우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이 그림 외에도 종교적 색채를 담은 유수의 그림을 그려내었다. 달리는 그림을 통해 고전적인 최후의 만찬 모티브(삼각형 구도,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차용하면서 동시에 초현실주의적인 방식을 도입하였다. 일례로, 중앙에 앉아계신 예수님 뒤편으로 예수님의 몸이 투명에 가깝게 그려져 있고, 이들이 앉아 있는 방도 뒤쪽 산악지방의 배경과 중첩되어 실내인지, 실외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자들의 모습도 기존에 보던 모습과 달리, 수도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다. 달리는 마치 기도 중의 환영처럼 최후의 만찬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달리는 이 그림을 두고, “지구의 첫 번째 성체성사는 인류의 가장 행복하면서도 신성한 의식으로 탄생한다. 이 의식은 글귀가 아니라 실체적인 수단을 통해 표현되며 내 야망은 주르바란(스페인의 독실한 종교화가)의 신비한 리얼리즘을 현대적 창조성 안에서 실험하는 것으로, 이것을 고전화에 비등하게 창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달리는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깊은 묵상과, 성체성사 안에서 하느님과 하나 되는 신비한 종교적 경험을 회화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2018년 8월 19일 연중 제20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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