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갤러리

전체메뉴
  • 검색

가톨릭성미술

back

sub_menu

  • 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 우주의 지배자 예수 모자이크(성 비탈리스)
  • 2018-05-21
[명화와 성인] 천상의 금관(冠)을 받는 성 비탈리스

- <우주의 지배자 예수>, 6세기, 모자이크, 산 비탈레 성당, 라벤나, 이탈리아.

13세기의 성인들에 대한 전설을 모아 집대성한 「황금전설」에 의하면 성 비탈리스(St. Vitalis, 2세기경)는 기사로서, 부인 성녀 발레리아(St. Valeria)와의 사이에서 게르바시우스(St. Gervasius)와 프로타시우스(St. Protasius)라는 두 아들을 두었다. 어느 날 성인이 집정관과 함께 라벤나(Ravenna)라는 도시에 갔을 때, 우르시키누스라는 의사의 재판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참혹한 고문을 당한 후 우르시키누스에게 참수형이 내려지자, 그 의사는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에 마음이 흔들리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성 비탈리스는 그에게 “오 의사 선생님! 당신은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훈련을 쌓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원한 죽음으로 당신 자신을 죽이지 마십시오! 참으로 많은 고통을 견디며 승리를 얻는 순간까지 왔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해 마련한 월계관을 놓치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다. 우르시키누스는 성인의 말에 힘을 얻자 두려워했던 것을 회개하고 기꺼이 순교를 받아들였다. 이 일을 매우 괘씸하게 생각했던 집정관은 성 비탈리스 역시 고문대 위에 매달아 놓고 희롱한 뒤 우상에게 제사를 드리도록 했으나, 성인은 이를 거절했다. 성인은 깊게 파인 수로에 산 채로 생매장되었다.

성 비탈리스는 죽음을 맞이하는 생매장의 장면이나 기사 복장을 한 모습으로, 그의 아내(성녀 발레리아)와 두 아들(성 프로타시우스, 성 게르바시우스)과 함께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 가지를 든 모습으로 많이 나타난다. 또한 라벤나의 산 비탈레 성당은 성인을 위해 봉헌된 곳으로, 성당 애프스(apse, 성당 제단 끝에 있는 반원형 또는 다각형 공간, 후진)에는 성인의 모습이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동로마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527-565년 재위)는 이탈리아 동북부 아드리아 해변에 있는 라벤나에다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를 짓도록 했다. 그것이 산 비탈레 성당이다. 대부분 성경 이야기를 담은 산 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 장식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건물의 내부 장식은 건축구조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성당 애프스 윗부분에는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젊은 예수님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천상에 비유되는 애프스는 미사와 전례에서 신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권좌에 앉아계신 그리스도, 십자가, 그리스도의 변모 등 신성이 드러나는 이미지로 장식되곤 했다.

중앙에 있는 젊은 예수님은 일곱 개의 봉인된 두루마리를 손에 쥔 채,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천상의 우주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예수님은 우주를 창조하고 종말을 주재하는 우주의 지배자이자 ‘왕 중 왕’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소년과 같은 젊은 예수님의 얼굴은 시간 속에서 변하지 않는 영원성, 다시 말해 강생을 통해 영원한 젊음의 존재임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양옆에 있는 두 천사는 각각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을 예수께 안내한다. 오른쪽에서 산 비탈레 성당의 모형을 예수님에게 봉헌하는 사람은 에클레시우스 주교이고, 왼쪽에서 예수님은 성 비탈리스를 향해 관을 내밀고 있다. 예수님은 오롯이 하느님 나라를 갈구한 성인에게 순교의 영광과 천상의 은총을 의미하는 금장식 관(冠)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성 비탈리스는 하느님께서 그를 위해 마련한 승리의 월계관, 천상의 관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예수님의 발아래로 흐르는 네 줄기의 작은 강에서 보듯, 성인이 서 있는 공간은 천국과도 같이 묘사되었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 2,10)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축일 : 4월 28일
수호성인 : 산 살보, 아르키 등(이탈리아 여러 도시)
상징 : 종려나무 가지, 기사복장

[2018년 5월 20일 성령 강림 대축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2,572
  • 1

tag

주호식(jpatrick)gallery

facebook twitter pinterest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