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이야기] 축복을 내려주시는 예수님과 성모님

- 로베르 캉팽(1375-1444), 1424년 作, 패널 위 유화, 29x46cm, 필라델피아 미술관.

관객의 눈높이에 걸려있는 이 그림은 우리에게 축복을 내려주시는 예수님과 그 옆에서 우리의 기도를 중재해주시는 성모님을 그리고 있다.

예수님의 머리카락과 수염 한 올 한 올을 정성껏 그리고 정교하게 그린 이 그림 속 예수님은 우리의 그 너머를 보고 계시는 듯한 표정을 짓고 계시며,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려주시는 자세를 취하고 계신다. 예수님의 가슴에 달린 장식물을 자세히 보면, 유리(거울)가 그려져 있고, 그곳에 반사된 장소에, 관객이 위치한다.

이렇게 이 그림은 조용한 관조와 묵상을 이끌어내는 그림으로, 그분께 한걸음 나아가게 돕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요한 14,12)

[2018년 4월 22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