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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메니코 길란다요의 성녀 세라피나에게 나타난 성 대 그레고리오
  • 2018-03-23
[명화와 성인] 산 지미냐노의 성녀 세라피나

- 도메니코 길란다요, <성녀 세라피나에게 나타난 성 대 그레고리오>, 1475년, 프레스코, 성녀 세라피나 경당, 산 지미냐노.

성녀 ‘피나’라고도 불리는 성녀 세라피나(Seraphina, 1238-1253)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산 지미냐노(San Gimignano)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녀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겨지지 않았지만,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자란 성녀는 마음씨가 매우 착했고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었으며, 미사에 참례하는 일 외에는 거의 집에서 가사를 도우며 기도 생활에만 전념했다고 전한다. 성녀가 10살 되던 해, 눈이 일그러지고 손과 발이 뒤틀리며 점차 몸이 마비되는 중병을 앓게 되었다. 성녀는 침대에 눕기를 원하지 않았고, 대신 나무 널빤지 위에 누워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병고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성녀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어린 성녀는 오로지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뵈러 갈 날을 기다렸다. 비록 집에서 누워만 지내는 성녀의 모습이었지만, 산 지미냐노 사람들은 성녀의 굳건하고 변함없는 신심에 감탄하며 자주 그녀를 방문했다. 병고로 집에서만 신앙생활을 하는 성녀이기에 병 때문에 외출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 사람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되기도 한다.

성녀 세라피나는 15살에 하느님 나라로 들어갔다. 성녀의 죽음은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540?-604)이 예고했다. 도메니코 길란다요(Domenico Ghirlandaio, 1449-1494)로 불리는 도메니코 디 토마소 쿠라디 디 도포 비고르디는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이 성녀 세라피나에게 나타나 그녀의 죽음을 예고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피렌체의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한 화가 길란다요는 사실적이고 세밀한 프레스코화 초상화를 잘 그렸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는 플랑드르 화가들처럼 극도로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이 나타났으나,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고대 유물에 관한 그의 관심으로 인해서 고대 유물이 자세히 묘사된 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메디치 가문이나 다른 유력한 후원자로부터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길란다요지만, 후대에 그의 뛰어난 사실성으로 15세기 피렌체의 대표화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화가의 뛰어난 사실적 묘사는 성녀 세라피나의 일화를 그린 작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성녀는 성 대 그레고리오도 자신과 비슷한 병을 앓았다는 것을 알고부터 성 대 그레고리오 성인을 공경하며 기도했다. 영광스러운 만돌라의 형상을 한, 천사들의 무리에 둘러싸인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은 나무 널빤지에 누워 있는 성녀를 축복하고 있다. 성녀를 보살피던 두 친구는 그 광경을 놀라움과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성녀가 누워있는 나무 널빤지 위에는 바이올렛 꽃들이 피어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녀가 선종한 후 시신을 옮기던 사람들은 그 널빤지에서 흰색 바이올렛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산 지미냐노 사람들은 이 꽃을 ‘성녀 세라피나 바이올렛’이라 부른다. 천정 부분을 보면 성녀가 두 천사의 도움을 받으며 천상으로 오르고 있다.

1253년 3월 12일, 성녀가 선종하는 순간에, 산 지미냐노 지역의 모든 종이 누가 일부러 친 것도 아닌데 일제히 울렸다고 한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8)

축일 : 3월 12일
수호성인 : 병으로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 사람들
상징 : 바이올렛 꽃

[2018년 3월 18일 사순 제5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g/ghirland/domenico/2s_fina/1annou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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