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갤러리

전체메뉴
  • 검색

가톨릭성미술

back

sub_menu

  • 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 바르톨로메오 무리요의 천주의 성 요한
  • 2018-03-12
[명화와 성인]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수호성인 천주의 성 요한

- 바르톨로메오 무리요, <천주의 성 요한>, 1672년, 79x62cm, 캔버스에 유채.

천주의 성 요한(Joannes de Deo, 1495-1550)은 1495년 포르투갈의 한 작은 마을 몬테모로 오노보(Monte-Mor O Novo)에서 태어났다. 성인은 8세에 낯선 순례자로부터 스페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곳을 구경하고 싶은 호기심에 집을 떠났다. 스페인으로 간 성인은 어떤 백작 가문의 목동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일하던 중 전쟁이 일어나 군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스페인의 군인이 되었다. 그러다가 성인은 갑자기 부모님이 그리워져 고향으로 갔으나, 이미 양친 모두 세상을 떠나셨다. 이는 자신의 불효 탓이란 말을 듣고 몹시 슬퍼하며 괴로워했다. 통회의 눈물로 젖은 성 요한은 앞으로 자신의 남은 생애 동안 죄를 보속할 결심을 했다.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온 성인은 공장에서 노동하기도 하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책과 십자가, 성물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농부나 노동자, 아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성모님에 관한 교리를 열심히 가르쳤다.

1539년 1월 20일,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던 성 세바스티아노 순교자 축일에, 성 요한은 아빌라의 성 요한이 그라나다에 와서 강론하는 것을 듣고 매우 감동하여 극적인 회개의 순간을 맞았다. 과거의 죄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지금까지의 죄를 통회하며 울부짖은 성 요한의 모습은 마치 미친 사람 같았다. 사람들은 성인이 발광하는 줄로 오인하고 왕립정신병원에 감금시켰다. 그곳에서 모진 시련을 겪으면서도 함께 수용된 다른 정신질환자들을 보살피는 일이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임을 깨닫고 일생을 자선사업에 헌신할 것을 마음먹었다.

병원에서 나온 성 요한은 그라나다 사립병원에서 일했으나, 병원의 화재 후, 독자적으로 병원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길거리에 버려진 사람들이며, 장애인, 병자 등 불쌍한 이들을 돌보기 위한 작은 자선의 집을 마련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병자들을 보살피며, 그들이 따뜻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성인은 원래 환자에게 한 푼도 안 받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고 매일 광주리를 어깨에 메고 손에 항아리를 들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선과 기부를 청했다. 성인의 헌신적 자선활동은 많은 왕족과 재산가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은 그의 사업에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인의 병자들에 대한 보살핌은 왕립정신병원에 불이 났을 때 불길 속에 뛰어들어 병자를 구한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정도로 한 사람에게라도 더 자선을 베풀고자 하는 성인이었다.

문화의 황금기였던 17세기에 스페인이 자랑하는 바로크 풍의 화가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는 일상생활의 장면이나 풍속을 강조한 작품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생애 절반을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가까이하며 신실한 믿음을 드러내는 종교화를 많이 남겼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일상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이상화된 아름다움과 인간미 넘치는 화풍을 찾아볼 수 있다. 천주의 성 요한의 모습을 그린 작품에서도 화가의 인간미 넘치는 인물 묘사의 특징이 보인다. 수도복을 입은 성인의 어깨에는 기운이 다 빠져 몸을 축 늘어뜨린, 산 사람이 있다. 성인이 환자의 무게를 애써 지탱하려 할 때 아름다운 천사가 나타나 성인을 도와 일으켜 세우고 있다. 성인이 가련한 병자를 사랑으로 돌보려 하고자 했기에 이것을 이미 알고 계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보내신 천사를 통해 그분 사랑의 힘을 더해주고 있다.

천주의 성 요한은 1550년에 물에 휩쓸려 떠내려 온, 한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병을 얻었다. 천주의 성 요한은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그해 3월 8일 성인이 태어난 날, 십자가를 가슴에 안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서 선종하셨다.

“물은 타오르는 불을 끄고 자선은 죄를 없앤다.”(집회 3,30)

축일 : 3월 8일
수호성인 : 병자, 간호사, 병원, 서적 판매원, 심장병 환자
상징 : 수도복장, 십자가

[2018년 3월 11일 사순 제4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5/58/John_of_god_murillo.jpg
  • 1,676
  • 1

tag

주호식(jpatrick)gallery

facebook twitter pinterest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