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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라바조의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제자로 부르시다
  • 2018-01-21
[그림 읽어주는 신부]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제자로 부르시다

- 카라바조,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제자로 부르시다, 1604년경, 캔버스에 유채, 132x163cm, 햄튼코트 궁전, 런던, 영국.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는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예수님과 성인들의 모습을 찾았다. 그가 그린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제자로 부르시다>는 마르코복음 1장 16-18절이 그 배경이고, 세 사람의 몸짓과 표정과 시선 등으로 성경을 새롭게 해석했다.

짙은 어둠속에 세 사람이 있다. 그들은 노인과 장년과 청년의 모습이다. 머리와 수염이 하얀 노인은 시몬 베드로이고, 덥수룩한 수염을 한 장년의 남자는 안드레아이며,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수염이 없는 청년이 예수님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색인 붉은색 속옷을 입고, 하늘의 색인 푸른색 겉옷을 입었으며, 믿음의 색인 흰색 띠를 두르고 손가락으로 빛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두 제자를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믿음의 길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코 1,17)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예수님을 따라 빛의 세계를 향해 첫발을 내딛고 있다.

그런데 장년의 안드레아는 눈을 크게 뜨고 미간을 찌푸리며 깜짝 놀라 자기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그는 예수님의 갑작스러운 부르심에 놀라면서 표정과 몸짓으로 그 부르심의 대상이 정말 자기인지 예수님께 확인받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저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셨단 말입니까?” 예수님의 부르심에 놀란 것은 베드로도 마찬가지다. 왼손에 큰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그는 어부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도 동생처럼 미간을 찌푸리고 예수님을 바라보며 오른팔을 벌려 놀라움을 표시한다. “저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신다고요?” 그는 겸손을 상징하는 황토색 겉옷과 희망을 상징하는 녹색 속옷을 입고 있다. 그는 겸손하게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고, 예수님을 따름으로써 구원을 향한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성경은 그들의 응답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르코 1,18) 우리도 그분의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리고 곧바로 응답할 수 있을까?

[2017년 12월 24일 대림 제4주일 원주주보 들빛 3면, 손용환 요셉 신부(캐나다 런던 성 김대건 한인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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