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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티첼리의 성모자와 천사들
  • 2018-01-21
[성화이야기] 성모자와 천사들

- 보티첼리(1445-1510), 1478년경 作, 패널 위 템페라화, 지름 135cm, 베를린 국립미술관, 독일 베를린.

보티첼리는 성숙한 시기에는 피렌체를 강타한 사보나롤라의 금욕주의 가르침에 빠져, 깊은 신앙심과 애잔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차분한 그림들을 그렸다. 위 그림에 대한 영국 작가의 탁월한 문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지금 우리가 성당에 나와 그분 앞에 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이다.

독일 신학자 파울 틸리히는 회고록에서 응석받이로 걱정 하나 없던 젊은 시절에는 부모와 교사들이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해주어도 늘 냉랭한 마음으로 예술을 대했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군대에 끌려갔다가 휴가를 받아 나왔을 때(그가 속한 대대원 가운데 4분의 3이 이 전쟁에서 죽었다). 폭풍우가 부는 날,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베를린의 카이저 프리드리히 미술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틸리히는 위층 작은 전시실에서 우연히 산드로 보티첼리의 <노래하는 여덟 천사와 함께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들>을 보게 되었다. 그는 동정녀 마리아의 지혜롭고 연약하고, 동정 어린 눈길과 만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흐느꼈다. 그 자신도 깜짝 놀랐다. 틸리히는 스스로 ‘계시적 환희’의 순간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림의 말할 수 없는 분위기와 그가 참호에서 배운 잔혹한 교훈 사이의 불일치 때문에 눈물이 솟았다.

많은 아름다운 것들은 고통과 대화할 때 그 가치가 드러난다. 결국, 슬픔을 아는 것이 건축을 감상하는 특별한 선행조건이 되는 것이다. 다른 조건들은 옆으로 밀어놓더라도, 우선 약간은 슬퍼야 건물들이 제대로 우리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것이다. 「알랭드 보통 - 행복의 건축」

[2018년 1월 21일 연중 제3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b/botticel/22/1madonn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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