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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지모 로셀리의 성 요한 세례자와 성 마태오와 함께 있는 성녀 바르바라
  • 2017-12-04
[명화와 성인] 동정 순교자 성녀 바르바라

- 코지모 로셀리, <성 요한 세례자와 성 마태오와 함께 있는 성녀 바르바라>, 1468-69년, 패널에 템페라, 204x207cm, 아카데미아 미술관, 피렌체.

성녀 바르바라(Barbara, 4세기경)는 역사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지만, 4세기 초 로마박해로 순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녀는 이교도인 디오스코루스의 딸로 영특하고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성녀의 아버지는 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딸이 좋지 못한 사람과 가까이하거나 그리스도교인과 만날 것을 우려하여 견고한 탑을 마련하여 그 안에 딸을 가두었다. 그러나 성녀는 아버지가 여행으로 오랫동안 부재중인 틈을 타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으로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얻은 성녀의 못브을 본 아버지는 화가 나서 성녀에게 매질하며 온갖 고통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성녀를 결박해 끌고 재판관에까지 넘겼다. 재판관은 성녀에게 배교를 요구했지만, 죽음이 두려워 신앙을 버릴 만큼 의지가 나약한 성녀가 아니었다. 모진 고문 끝에 성녀는 참수형을 선고받았다. 성녀는 많은 순교자들 중 중세 시대에 가장 인기 있던 수호성인 중 한 명으로 대중적인 성인이 되었다.

피렌체 출신 코지모 로셀리(Rosselli Cosimo, 1439-1507)는 장식적이고 우아한 그의 회화적 특징 요소를 성녀 바르바라와 요한 세례자와 마태오 이 두 성인의 자태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독일인 공동체는 거룩한 성녀 바르바라의 축일을 기리며 경외하는 마음으로 이 그림을 성녀에게 바친다.’는 그림 가장 아랫부분의 글처럼, 15세기 피렌체이 독일인 공동체가 산 안눈치아타 성당을 위해 주문한 작품이다.

그림 중심에서 성녀 바르바라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성 요한 세례자와 성 마태오 사이에 서 있다. 성녀의 어깨까지 가지런하게 내려온 성녀의 고운 금발 머리와 보석 장식이 달린 붉은 색 드레스에 걸친 푸른 망토는 성녀의 우아함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성녀는 오른손에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가지를 들고 있고, 왼손에는 탑 모양의 건축 모형을 들고 있다. 탑은 성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탑에 가둔 것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탑의 세 개의 창문은 성녀가 일군에게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뜻에서 창문 세 개를 내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한다. 성녀가 체포되어서 채찍질을 당할 때 채찍이 공작새 깃털로 변했다는 이야기에서 기인하여, 가끔 그림에서는 성녀가 공작새 깃털을 들고 있기도 하다.

오른쪽에는 성 마태오가 성경책과 단검을 들고 서 있고, 왼쪽에서 피렌체의 수호성인인 성 요한 세례자는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오른손은 성녀 바르바라를 가리키며 우리를 성녀 쪽으로 이끈다. 성인은 넝마 같은 짐승의 털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왼손에는 그의 전형적인 상징물인 갈대로 만들어진 십자가를 쥐고 있다. 그 위에 감긴 종이 위에는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Ecce Agnus Dei)라고 적혀 있다.

또한, 성녀 바르바라의 발밑에는 양쪽 어깨에 사자 머리로 장식된 갑옷을 입고 널브러진 기사가 보인다. 턱수염을 한 기사는 얼굴은 공교롭게도 성녀의 아버지로 전해진다. 성녀의 아버지는 딸에게 사형이 선고되자 자신의 손으로 직접 딸을 참수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소행은 하늘이 어두워지고 마른번개가 번쩍이는 순간 땅이 무너지는 듯한 천둥소리와 함께 성녀의 아버지는 벼락에 맞아 죽음으로 끝났다. 번개를 맞아 죽음을 당한 성녀의 아버지에 근거하여 성녀 바르바라는 포탄, 번개, 광산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성녀가 죽기까지 신앙을 굳게 지켜 나간 순교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녀의 뒤에서 두 천사가 걷은 장막 뒤에는 천상 세계를 연상케 하는 꽃들이 가득한 푸른 숲과 선명한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사도 14,22)

축일 : 12월 4일
수호성인, 건축가, 포병, 군인, 광부, 소방관
상징 : 탑, 공작새 깃털, 종려나무가지, 왕관

[2017년 12월 3일 대림 제1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artehistoria.com/sites/default/files/imagenobra/ROS2676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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