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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켈란젤로 언터베르거의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환시
  • 2017-10-14
[명화와 성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 미켈란젤로 언터베르거,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환시>, 1745-1750년경, 캔버스에 유채, 135x93cm, 브레사노네 교구 박물관. 이탈리아.

대(大) 데레사로 불리는 아빌라(Avila)의 성녀 데레사(Teresia, 1515-1582)는 스페인의 아빌라에 있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녀는 신심 깊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고 어려서부터 성인전을 즐겨 읽으면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의 내면을 가꾸어 나갔다. 그리고 성녀는 아우구스티누스회 수녀원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19세 때 아빌라의 강생 가르멜 수도원에 들어가 수련 수녀가 되었다. 입회 후 여러 가지 영적 수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했다. 그런데 성녀는 지병으로 잠시 수녀원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수도생활에 정진했다. 평생을 완덕(完德)의 길에 정진하며 살았던 성녀 데레사는 수도회의 발전을 위한 개혁 의지를 추진하면서, 가르멜회 내에서 개혁파와 보수파 간 분쟁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그러나 성녀 데레사는 오로지 주님께 매달리며 곤경을 이겨 나갔다. 또한 그녀는 자서전 「천주 자비의 글」에서 그리스도를 만나는 신비적 체험, 환시, 고통, 심장이 꿰뚫음 등 내적 회심을 경험한 것에 관해 기록했다. 성녀가 여러 번 환시를 보고 신비스러운 음성을 들었던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열었기 때문일 것이다. 성녀가 자서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도란 자기가 하느님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 하느님과 단둘이서 자주 이야기하면서 사귀는 친밀한 우정의 나눔입니다.” 성녀는 항상 기도로 주님과 만났다.

그 후, 성녀는 가르멜회의 초기 규칙대로 엄격한 규율을 준수하는 수도생활을 하고자 뜻을 같이 하는 4명의 수녀와 엄격한 수도생활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는 ‘맨발의 가르멜회’를 시작하면서 아빌라의 성 요셉 수녀원을 창립했다.

바로크 시대의 화가 미켈란젤로 언터베르거(Michelangelo Unterberger, 1695-1758)는 성녀 데레사의 신비적 체험을 묘사했다. 성녀는 고난받는 예수님에 대한 깊은 체험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으며 영적 여정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맨발의 가르멜 수도복을 입은 성녀에게 천사는 그녀의 가슴에 화살을 꽂으려 한다. 전기(傳記)에 따르면, 어느 날 성녀 데레사는 천사의 창으로 가슴이 찔리는 환시에 빠지는데, 그 순간 몸에 고통의 전율이 느껴지면서 주님의 사랑을 체험했다. 화살은 사랑의 상처를 가시화한 상징이다. 그림과 같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화살로 성녀는 온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웠겠지만, 하느님에 대한 강렬한 사랑의 희열도 동반되었다. 성녀 데레사의 몸과 표정을 보면 영적 환시에 도달한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있지만, 손과 발은 이미 힘을 잃어 축 늘어져 있고 그녀는 온몸을 천사에게 맡기고 있다. 하늘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이 구름 위에서 성녀를 바라보고 있다. 성녀 데레사는 하느님과 교감을 이루고,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성녀 데레사는 병세가 악화되어서 1582년 10월 4일에 선종하였고, 1614년 교황 바오로 5세(Paulus V)에 의해 시복되었고, 162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5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는 성녀를 최초의 여성 교회학자로 선포하였다.

“이미 아시는 바와 같이, 그 첫째 주춧돌은 바른 양심입니다. 즉, 온 힘을 기울여 소죄를 피하고 가장 완전한 것을 따르는 것입니다.”(데레사, 「완덕의 길」 5장 3절)

축일 : 10월 15일
수호성인 : 가르멜 수도회, 실내장식업자
상징 : 화살, 가르멜 수도회 복장, 비둘기

[2017년 10월 15일 연중 제28주일(군인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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