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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올로 베로네세의 마태오 복음서로 병자들을 치유하는 성 바르나바
  • 2017-06-05
[명화와 성인] 위로의 아들 성 바르나바

- 베로네세, <마태오 복음서로 병자들을 치유하는 성 바르나바>, 1566년경, 캔버스에 유채, 260x193cm, 보자르 미술관, 루앙, 프랑스.

사도행전에 나오는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성 바르나바(Barnabas, 1세기)는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인으로 그의 원래 이름은 요셉이었다(사도 4,36). 성인은 유다교를 따랐으나, 어느 날 신앙을 굳건히 하기 위해 예루살렘 신전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우연히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매우 감동하여 개종하고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실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다. 그들은 자기의 재산을 공동의 것으로 만들고 기도와 선행에 힘썼다. 성 바르나바도 자신 소유의 밭을 팔아 교회에 헌납했다(사도 4,37). 성인은 열두 사도에 들지 않았지만, 사도들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사도 11,24)으로서 수많은 사람을 주님께 인도했다. 성 바르나바는 회심한 바오로가 초대교회 공동체에 합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성 바오로가 다맘스쿠스에서 회개한 후, 성 베드로를 만나러 예루살렘에 왔을 때에는 그의 과거 행적이 바르지 못했기에 아무도 그를 상대하지 않았지만 성 바르나바는 그를 신용하며 신자의 집회에 데리고 가서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로 인해 두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우정이 깃들게 되었다.

성 바르나바는 성 바오로와 함께 성 바르나바의 고향인 키프로스 섬을 방문해 설교를 통해 수많은 사람을 회개시키고 나서 소아시아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복음을 널리 전했다. 하루는 두 성인이 리스트라에서 설교를 한 후였다. 성 바오로가, 태어나면서부터 불구였던 앉은뱅이를 낫게 해 주자 이를 본 사람들이 “신들이 사람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내려오셨다.”(사도 14,11) 하며, 성 바르나바를 제우스라 부르고 성 바오로를 헤르메스라 불렀다. 그리고 이들의 행위를 신관(神官)에게 알리어 많은 황소와 화관을 가지고 와서 두 사람에게 제사를 바치려 했다. 그러나 이 두 성인은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사도 14,15)라고 말했다.

성인은 병자들을 치료할 때 그들의 머리 위에 올려놓는 「마태오 복음서」를 항상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베네치아 화파의 주요 화가들 가운데 한 사람인 파올로 베로네세(Paolo Veronese, 1528-1588)는 성 바르나바가 병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 화가의 화려한 색채와 빛의 표현은 건축 구조물과 인물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자유롭게 구사한 원근법은 실제적인 공간 너머까지 시야를 확장하여 그의 공간 구성의 탁월함을 드러내고 있다. 원형 신전의 기둥 사이사이로 공간의 깊이를 드러낸 곳을 배경으로 해서 성 바르나바는 병자의 머리 위에 복음서를 펼쳐 놓고 그의 병을 고치고 있다. 커다란 성경은, 병자를 치유하는 은총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로지 이 말씀에 대한 믿음만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성인의 임종에 관해서는 정확하지 않지만 키프로스 섬의 살라미스에서 돌에 맞아 순교한 것으로 전한다. 또한 전승한 바에 따르면, 485년 제노 황제 시대, 성 바르나바의 무덤이 살라미스 지방에서 발견되어서 열어보았더니 성인은 가슴에 손수 기록한 마태오 복음서의 사본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8)

축일 : 6월 11일
수호성인 : 우박으로부터 보호
상징 : 마태오 복음서, 종려나무, 돌

[2017년 6월 4일 성령 강림 대축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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