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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엘로의 성 제오르지오와 용
  • 2017-04-18
[명화와 성인] 용감한 믿음의 기사 성 제오르지오

- 라파엘로 <성 제오르지오와 용>, 1505-06년, 프레스코, 패널에 유채, 워싱턴 국립미술관.

제오르지오(Georgius, 또는 게오르기우스)는 서기 303년경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대대적으로 그리스도교를 박해할 때 참수형을 당한 기사였다. 터키 중부의 카파도키아 출신인 제오르지오는 소년 시절에 입대하여 뛰어난 용맹을 발휘해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에게 총애를 받았으며 로마군 장교까지 승진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제오르지오는 박해하는 황제에게 반기를 들었고 황제 앞에서도 결코 배교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성 제오르지오의 도상(圖像)은 갑옷을 두른 용맹한 기사가 백마를 타고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용 한 마리를 창으로 찔러 눕히는 모습으로 알려져 있다. 용과 싸우는 성 제오르지오의 이미지는 중세 때 널리 알려졌으며 『황금 전설』에서도 매우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성인은 리비아의 도시 시레나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 숨어 살고 있던 무서운 용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용은 그 도시를 위협하며 장악하였고, 그곳 사람들은 용의 먹이로 매일 두 마리의 양을 희생물로 바쳐야 했다. 그러나 용의 먹이로 양의 수가 점차 바닥나자, 이제는 양 한 마리에 사람을 한 명 바치기로 하였다. 젊은이들이 하루 한 명씩 용의 먹이로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용에게 희생물이 될 사람은 제비뽑기로 정했는데, 도시 사람이라면 누구도 예외일 수 없었다. 성 제오르지오가 그 도시에 당도하던 날에는 그 도시에 사는 공주가 희생물로 선택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1483-1520)는 성 제오르지오를 중세 시대의 금속 갑옷을 입은 전형적인 로마 병사로 나타내고 있다. 주인의 순결함을 상징하는 백마를 탄 성인은 마치 자신의 운명을 하느님께 의탁한 듯, 용을 거세게 공격하고 있다. 성인이 창을 휘두른 치명적인 일격에 용은 쓰러지고 만다. 성인은 그리스도의 전사로서 악에 대항한 것이다. 용은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악과 이교도를 상징하는데 에덴동산의 뱀과 혼합되는 이미지이다. 따라서 용과 싸워서 이기는 성인의 모습은 악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참된 용기와 승리를 의미한다.

성 제오르지오의 뒤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여자가 희생 제물로 바쳐진 공주이다. 희생 제물로 바쳐진 공주는 무서운 용 앞에서 두려움으로 가득할 만한데, 오히려 침착해 보인다. 이러한 공주의 기도와 두려움 없는 믿음에서 성모 마리아의 경우와 유사함을 발견 할 수 있다.

성 제오르지오는 용을 완전히 죽이지 않고 공주의 허리띠로 묶어 도시로 데리고 왔고, 이후 용은 순하게 길들여졌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해진 일이라는 성인의 설명을 듣고 나서 모두 개종을 결심했다.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6-17)

축일 : 4월 23일
수호성인 : 사수, 기사(騎士), 군인, 보이스카우트
상징 : 창, 칼,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흰색 깃발, 용

[2017년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r/raphael/2firenze/1/25drago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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