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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반니 란프란코의 황홀경에 빠진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
  • 2017-02-28
[명화와 성인] 통회자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

- 조반니 란프란코, <황홀경에 빠진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 1622년, 캔버스에 유채, 230x185cm,피 티궁전, 팔라티나 미술관, 피렌체, 이탈리아.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Margherita da Cortona, 1274년경-1297)가 기도하던 중 황홀경에 빠진 모습을 그린 조반니 란프란코(Giovanni Lanfranco, 1582-1647)의 작품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그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화가 란프란코의 작품에는 자유로운 색채, 인물의 역동적 자세, 과장된 원근법 등을 통해 환상주의적 요소가 나타난다. 작품 <황홀경에 빠진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에서 화가는 성녀의 모습과 그리스도의 모습을 대칭적 구도 안에서 역동적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성녀 마르가리타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의 라비아노(Laviano)에서 태어났다. 성녀는 7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새어머니 밑에서 온갖 학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학대를 이기지 못한 성녀는 무기력한 아버지와 자신을 구박하는 새어머니에게서 벗어나고자 결심하고, 17세에 집을 나와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에서 온 귀족 청년과 만났다. 일찍부터 아름다운 미모로 사람들 눈에 띈 성녀였기에 귀족 청년도 성녀에게 이끌리게 되었다. 그 후 성녀와 귀족 청년은 함께 생활하였고, 그들 사이에 아들까지 낳았다. 성녀와 귀족 청년은 9년 동안 함께 살았으나, 결혼하지 않았기에 성녀는 사람들에게 몹시 천시받았다. 화가는 성녀를 아름다운 얼굴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녀는 프란치스코회 수도복을 입고 있다. 성녀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반성하며 회개생활을 시작한다. 그림 왼쪽의 개 한 마리는 성녀의 상징으로, 어느 날 성녀는 개 한 마리가 자신의 옷을 잡아당겨 이끌려간 곳에서 자신의 애인이었던 귀족 청년이 처참하게 살해된 시체를 보게 되었다. 절망과 충격에 빠진 성녀는 처음으로 현세의 허무함을 깨닫고 다시 고향을 찾아왔으나,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 후 성녀는 코르토나 지역 프란치스코 수도원에 머물며 속죄의 삶을 결심했으며, 몇 년 후 재속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하여 가난한 병자를 돌보며, 엄격한 보속생활을 했다. 수도복은 성녀의 지난날 화려한 세속의 삶을 버리고 오롯이 그리스도만을 섬기며 통회하는 그녀의 삶을 의미한다.

성녀의 통회의 눈물과 진실한 기도는 그녀에게 그리스도의 목소리로 종종 다가왔다. “나의 딸아”라는 그리스도의 형언할 수 없는 부드러운 음성을 들은 성녀는 기쁨으로 황홀경에 빠지게 되었다. 하늘에는 천사의 보좌를 받으며 구름에 앉은 그리스도가 두 팔을 벌려 성녀를 감싸주려는 듯 내려오고 있다. 그리스도의 가슴과 양손과 발에는 십자가에 못 박혔던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스도와 성녀의 동작은 역동적이지만 환상적인 시각적 요소로 화가의 회화적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화가는 그리스도와 성녀의 위치를 정확한 대각선 구도 안에 배치하여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교감하고 있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성녀가 고행하고 보속의 노력을 한 결과, 그리스도께서는 그녀를 따뜻이 안아 주시고,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는 은총을 주셨다. 또한, 1297년 숨을 거둔 성녀의 무덤을 찾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적이 많이 일어났다.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7)

축일 : 2월 22일
수호성인 : 참회하는 죄인들
상징 : 십자가, 강아지, 해골, 수도복

[2017년 2월 26일 연중 제8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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