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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코포 바사노의 성녀 루칠라에게 세례를 주는 성 발렌티노
  • 2017-02-24
[명화와 성인] 빛이신 그리스도를 따른 성 발렌티노

- 야코포 바사노, <성녀 루칠라에게 세례를 주는 성 발렌티노>, 1575년경, 캔버스에 유채, 바사노 델 그라파 시립미술관, 이탈리아.

2월 14일을 기념하는 성 발렌티노(Valentine, 3세기경)는 『로마 순교록』에는 두 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 사람은 로마의 사제이며 의사였고, 서기 269년 클라우디우스 2세 황제의 박해 때에 순교했다. 다른 한 사람은 로마에서 좀 떨어진 테르니(Terni)의 주교로, 서기 273년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에 참수당했다. 두 성인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다르나, 매장지가 우연히 일치하여 두 성인이 같은 사람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야코포 바사노(Jacopo Bassano, 1517경~1592)의 걸작 가운데 <성녀 루칠라에게 세례를 주는 성 발렌티노>는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바사노 델 그라파 도시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지에의 작은 성당에서 전해진 작품으로, 그림 속에 그려진 계단에는 화가의 서명이 적혀있다. 3세기의 사제이자 의사였던 성인의 이야기를 화가 바사노는 자신이 활동했던 당시의 도시 풍경 안에 등장인물들을 당시 유행하던 복장을 갖춘 사람들로 묘사하여 화면 전체에 생동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사제인 성 발렌티노를 불러 배교할 것을 권유했으나, 성인은 어떠한 위협에도 자신의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분노한 황제는 성인을 감금시키라고 명령했다. 성인은 로마 법관인 아스데리오의 집에 감금되기에 이른다. 『황금전설』에 따르면, 성인이 아스데리오의 집으로 들어올 때 “진정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집을 비추십니다. 이곳의 모든 것들이 당신으로 하여금 진정한 하느님을 알게 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스데리오는 “당신이 그리스도가 빛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소. 만약 그분이 오랜 세월 앞을 보지 못하고 있는 내 딸에게 빛을 준다면, 당신이 하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하겠소.” 아스데리오의 딸인 루칠라는 두 살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성 발렌티노는 그녀를 위해 기도하며 치료하여 눈을 뜨게 했다. 아스데리오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결심하고, 일가족 모두가 발렌티노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바사노는 성 발렌티노가 루칠라에게 세례를 주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사제 복장을 한 성인은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루칠라에게 물로 세례를 주고 있다. 루칠라의 바로 옆에는 하느님의 위대함을 깨닫고 개종한 그녀의 아버지도 허리를 약간 굽혀 세례성사의 거룩함에 동참하고 있다. 동시에 하늘에서는 성령의 빛이 내리고 있고, 두 천사는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성인에게 내려오고 있다. 성인은 아스데리오와 그의 가족을 개종시키고 세례를 주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성인을 참수하라고 명령했다. 천사의 종려나무 가지는 성인의 순교를 상징한 것이다.

사실, 성 발렌티노는 ‘발렌타인데이’로 알려져 있지만, 성인의 전기와 연인들의 사랑을 고백하는 풍습과는 상관이 없다. 다만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가 전쟁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금혼령을 내리자 성 발렌티노는 이를 무시하고 서로 사랑하는 젊은 연인들을 위해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려주었다고 전한다.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신입니다. 그를 믿으면 영혼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당신의 권력도 커질 것이고 적에게 승리도 거둘 것입니다.” <성 발렌티노와 황제 클라우디우스와의 대화 중>

축일 : 2월 14일
수호성인 : 연인들
상징 : 사제복, 주교복, 초콜릿

[2017년 2월 19일 연중 제7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b/bassano/jacopo/2/08lucil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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