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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콜라 푸생의 군중에게 세례를 주는 성 요한 세례자
  • 2016-12-05
[말씀이 있는 그림] “회개하여라.”

- 푸생, <군중에게 세례를 주는 성 요한 세례자>, 1635-37, 캔버스에 유채, 94x120cm, 루브르 박물관.

요한 세례자가 군중에게 물로 세례를 주고 있다. 프랑스의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추구했던 고전적인 이상을 자신의 작품에 나타냈다. 그는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엄격한 구도 안에 균형 있게 배치하고, 정확한 데생과 엄격한 형태의 완결성을 중심으로 조화의 미를 표현하고 있다.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자연 풍경 속에서 많은 군중이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고 있다. 그림 가운데 요한 세례자는 고전적인 아름다운 신체를 지닌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유다 사막에서 은수자로 산 요한 세례자는 30세가 됐을 때부터 요르단 강가에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설교하며 군중에게 의로운 길로 인도하는 주님의 길을 닦으라고 외친다. 그리고 그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다. 요한 세례자는 구약과 신약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자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요한 1,6), “빛을 증언하는 사람”(요한 1,7), “신랑의 친구”(요한 3,29)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과 죽음을 통하여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사람이었다. 그가 걸치고 있는 낙타털로 만든 옷은 그의 유일한 재산이며, 이미 자신이 소유한 세속의 옷을 모두 던져버린 것을 의미한다. 그는 주님께 회개하는 삶으로 세속의 옷을 벗고 고행의 상징인 짐승의 가죽옷을 입은 것이다. 그리고 요한 세례자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임무를 합당하게 수행하고 있다. 유다인들이 죄에서 회개하도록 도와주고 다가올 구세주를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고 있다. 그의 앞에 무릎을 꿇어 낮은 자세를 취한 사람에게 물을 부으며 세례를 주고 있다.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은 모두 나아가” 요한에게 회개의 세례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군중의 수는 많았고, 그 출신 신분도 제각기이다. 요한 세례자의 왼쪽에는 이미 세례를 받고 옷을 입고 있는 사람과 물기를 닦는 사람이 보인다. 이들은 새로이 회개한 사람들이다. 요한이 세례를 주고 있는 사람은 나체에 흰옷만을 걸치고 매우 겸손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 이는 지난날 자신의 죄를 모두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믿음의 행위이다. 오른쪽에 여자들과 아이들도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와 세례 장면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요한의 바로 왼쪽에 서 있는 유다 지도자들은 요한이 전하는 의로운 길을 믿으려 하지 않는 듯, 못마땅한 표정과 동작을 취하고 있다.

세례를 준비하고 받은 사람들은 회개하고 주님의 길을 닦으라고 외친 요한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한 사람들이다.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의 구원을 받아들이고,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의로운 길을 믿고 행동한 것이다. 성장한 뒤에 전 생애를 광야에서 기도하고 회개하는 삶을 살아간 요한 세례자처럼, 세례자들은 하느님의 합당한 도구가 되는 사람들이며, 나약한 자신을 알고 겸손하게 기도 안에서 하느님께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이사 40,3)

[2016년 12월 4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p/poussin/2a/03bapti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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