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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테판 로흐너의 최후의 심판
  • 2016-08-22
[말씀이 있는 그림] 구원의 문

- 슈테판 로흐너, <최후의 심판>, 1435년경, 124.5x173cm,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 쾰른, 독일.

슈테판 로흐너(Stefan Lochner, 1410년경-1451년)는 15세기 중엽 쾰른에서 작업했던 독일 화가로 신비주의 경향과 북유럽의 자연주의를 가미한 부드럽고 아름다운 화풍의 쾰른 화파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원숙한 색채감각과 구도를 자연주의와 결합함으로써 우아한 분위기와 장엄함이 느껴진다. 그리스도 앞에서 선택된 이들과 영원히 벌 받을 버림받은 자들을 갈라놓은 그의 작품 <최후의 심판>에서도 구원과 멸망이라는 두려운 순간을 화려한 색채와 우아한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슈테판 로흐너의 <최후의 심판>은 영혼의 구원에 대한 작품으로, 제단화의 중앙은 최후의 심판 장면으로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천상에는 심판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위엄을 갖추고 옥좌로 상징된 구에 영광스럽게 앉아 이 세계를 내려다보고 계신다. 그리스도의 오른손은 의인들에게 축복을, 왼손은 악인들에게 심판을 내리고 있다. 그리스도 양옆의 천사들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하는 도구인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옆구리를 찔렀다는 창, 숨을 거두시기 전 갈대에 꽂아 신 포도주를 적셔 마시게 한 해면, 손과 발에 박은 못들과 가시관, 나무 십자가 등을 들고 있다. 그리스도의 발치에 두 천사는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나팔을 불고 있다.

성모 마리아와 세례자 요한은 무릎을 꿇고 인류의 중재자로 하느님께 간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후의 심판도상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공정의 도구인 저울을 들어 최후의 심판의 날에 의인과 악인의 영혼을 나누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나 로흐너는 미카엘의 등장 없이 사람들이 살아 지은 선행과 죄의 결과를 천사와 악마를 통해 천국과 지옥으로 가르고 있다.

그림의 왼쪽에 천사들의 인도로 천국으로 가는 사람들은 지상 생활은 끝났지만, 하느님과 함께하는 영원히 지속되는 새로운 생명으로 “구원받은 것”이다. 오른쪽에 기괴한 형상의 악마들이 안간힘을 다해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현존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느님과 함께하지 않아 “멸망하는 것”이다. 천국 문으로 가지 못한 영혼들은 지옥 불 속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다. 천국(구원)과 지옥(멸망)은 그곳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과 하느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심의 차이이다. 이러한 핵심을 화가 로흐너는 천국을 향한 공간을 에덴동산의 모습처럼 푸른 식물과 꽃이 피어 있고, 지옥을 향한 공간을 거친 땅으로 표현하며 주제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왼쪽 천국의 문 입구에는 푸른 망토를 두른 성 베드로가 천국의 열쇠를 든 채 의인들의 영혼을 맞이하고 있다. 천국의 문 입구와 흉벽 위에는 곡을 연주하는 천사들이 의인의 영혼을 환영하고 있다. 구원의 문은 ‘좁은 문’이다. 그림에서처럼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좁은 문은 악마의 유혹을 뿌리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관문으로 하느님을 선택하는 결단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구원의 문, 영생의 문, 생명의 문’인 것이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2016년 8월 21일 연중 제21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l/lochner/lastjud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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