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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7-08-19

후세페 데 리베라의 성 바르톨로메오의 순교

[명화와 성인] 예수님의 사도 성 바르톨로메오

- 리베라, <성 바르톨로메오의 순교>, 1634년, 캔버스에 유채,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 워싱턴.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바르톨로메오(Bartolomeo, 1세기경)는 신약성경에 예수님 제자들의 명단에 포함된 것 외에는 성경에 특별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요한복음에서는 필립보 사도가 예수님께 소개한 나타나엘(요한 1,45)을 성 바르톨로메오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 그를 본 예수님은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 1,47)라고 말했다.

「황금전설」은 성 바르톨로메오의 용모를 매우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머리칼은 검고 곱슬곱슬하며, 얼굴빛은 희고 눈은 크고 코는 곧고 바르다. 턱수염은 무성한데 듬성듬성 흰 수염이 있다. 그는 자색 술이 달린 짧은 소매의 흰색 옷에다 옷 모서리마다 자색 보석으로 장식한 외투를 입고 다닌다.” 계속해서 전승에 따르면 성인은 인도까지 가서 우상숭배를 부추긴 악마를 무찌르고, 인도의 폴레미우스 왕의 귀신들린 딸을 치료하여 결국 왕가의 모든 가족이 개종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인은 결국 왕족에게 선교하다 왕실의 분노로 체포되어 산 채로 몸의 가죽을 벗기는 참형으로 순교했다는 설이 있다. 따라서 성인의 모습은 화가들에게 산 채로 피부가 벗겨지는 순교 장면이 가장 많이 그려진다. 특히, 16세기는 해부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몸에서 살가죽이 벗겨지는 성 바르톨로메오의 모습은 마치 외과 의사의 수술대를 보는 것처럼 그려지곤 했다.

스페인의 발렌시아 출신의 화가 리베라(Jusepe de Ribera, 1591-1652)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로마미술을 직접 접할 기회를 가졌기에, 당시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 특유의 명암대조와 사실주의적 치밀한 묘사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리베라는 성인 · 성녀가 참회하거나 박해와 순교하는 모습,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모습에 카라바조의 이러한 회화적 요소를 담아 종교적 감동과 영적 호소력을 한 층 더 강렬하게 드러냈다.

리베라의 극적인 효과와 사실주의는 <성 바르톨로메오의 순교> 장면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산 채로 피부가 벗겨지는 형벌을 당하기 직전의 성 바르톨로메오는 몸이 묶인 채 형리와 마주하고 있다. 왼쪽에 형리는 어둠 속에서 윤곽만 부분적으로 드러나지만, 묶여 있는 성인을 차가운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칼날을 손질하고 있다. 반면, 성인의 얼굴은 두 눈 부위가 환하게 빛을 받고 있다. 성인의 반쯤 벌어진 입과 빛 속에 묻힌 두 눈은 마치 성인의 마음은 이곳에 머무르고 있지 않은 듯하다. 성인의 뚜렷한 표정은 고통 앞에 굴복하지 않고, 고통을 넘어서고 있다. 성인은 자신에게 임박한 죽음과 피부가 벗겨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육체적 고통에 두려움이 밀려와야 마땅하다. 그러나 성인의 모습은 공포의 엄숙한 절제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주님과 곧 대면할 것이라는 희열로 무아지경으로 들어가고 있다. 주님에 대한 사랑은 죽음의 공포를 잊게 한 것이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요한 18,37)

축일 : 8월 24일
수호성인 : 가죽세공인, 푸줏간, 제본업자
상징 : 칼, 벗겨진 살가죽

[2017년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es.wahooart.com/Art.nsf/O/8LHSWF/$File/El-Espanoleto-Jose-de-Ribera-The-Martyrdom-of-St.-Bartholomew-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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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j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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