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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4-01-28

마르코 바사이티의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부르심

[말씀이 있는 그림] “예, 따르겠습니다”

- 마르코 바사이티,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부르심, 1510년, 나무에 유채, 386x268cm,아카데미아 갤러리, 베네치아.

마르코 바사이티(Marco Basaiti, 1470년경~1530년,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는 예수님께서 복음선포를 시작하신 후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왼쪽에 푸른색 망토를 두른 예수님은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다가 제베대오의 두 아들 요한과 야고보 형제를 부르신다. 이미 이들보다 먼저 제자가 된 시몬과 안드레아가 예수님의 양옆에 서서 자신들과 같은 어부인 요한과 야고보를 맞이한다. 형 야고보는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있고, 장차 복음사가가 될 그의 동생 요한은 그 뒤를 잇고 있다. 당시 유대교 문화권에서 라삐들은 제자가 스승을 선택하였지만, 예수님은 직접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찾아가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4,19) 하고 당신의 제자를 부르고 계신다. 예수님은 그들이 어부라는 직업을 고려하여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르 4,19)라고 약속하신다. 예수님의 부르심은 일상의 터전 - 그림의 왼쪽 중간에 작은 언덕에 낮은 울타리 안에 양을 보호하는 목동(착한 목자), 배를 타거나 낚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공간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멀리 황금빛 서광은 이들 가운데 선택된 제자들이 앞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 붉은색 옷을 입은 인물은 요한과 야고보의 아버지 제베대오이다. 아들들과 배 위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제베대오는 일을 그만두고 가버린 아들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두 아들은 예수님을 따르려고 배와 그물, 그리고 아버지마저 버린다. 요한과 야고보는 자신들보다 먼저 예수님의 부르심에 아무런 조건 없이 곧바로 “예”하고 순종한 시몬과 안드레아처럼 그들도 뒤도 바라보지 않고 예수님을 향한다. 그들의 동작을 살펴보면, 야고보는 예수님 앞에 한 손을 가슴에 얹고 정중히 무릎을 꿇고 있고, 바로 뒤의 요한도 한 손을 가슴에 올린 채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화가는 이들의 동작을 통해 예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말씀에 곧바로 순종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가장 아랫부분에는 이미 정박한 배 위에 버려진 그물이 보인다. 

화가는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마르 4,22) 예수님을 따른 요한과 야고보의 응답을 배 위에 걸쳐진 그물로 표현하여 성경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들들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면서 배 위에 홀로 남겨진 제베대오의 모습 역시 요한과 야고보의 “그분을 따랐다”라는 행동을 강조한 표현이다. ‘배와 그물’은 개인의 소유를 상징하고 ‘아버지’는 가정을 의미한다. 그림에서처럼 요한과 야고보가 자신들의 소유(배와 그물)와 가정(아버지)을 포기한 것은 부르심의 응답에 대한 ‘완전한 버림’을 의미한다. “나를 따르려고 제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백배의 상을 받을 것이며,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마태 19,29) 예수님은 사랑의 눈빛으로 오른손을 들어 제자들의 응답을 축복하고 계신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무릎을 굽히고 충실한 제자로서 행동을 보이고 있는 야고보의 모습처럼 우리도 곧바로 “예, 따르겠습니다.” 하고 응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4년 1월 26일 연중 제3주일(해외원조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b/basaiti/callson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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