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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7-04-03

안드레아 만테냐의 성인들과 함께 있는 옥좌의 성모 마리아(성 제노 성당 제단화)

[명화와 성인] 베로나의 첫 주교 성 제노

- 안드레아 만테냐, <성인들과 함께 있는 옥좌의 성모 마리아>, 1456-59, 목판에 템페라, 480x450cm, 성 제노 성당, 베로나, 이탈리아.

안드레아 만테냐(Andrea Mantegna, 1431-1506)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성 제노 성당의 제단화에서 성모자와 성인들을 주변 건축물과 이어지는 통합된 공간에 묘사하였다. 웅장하고 통일된 제단화에 기둥이 늘어선 건축물 입구에는 나뭇잎과 과실로 엮은 화환이 걸려 있고, 고대 건축물로 묘사된 배경에서 기둥 사이로는 하늘이 보인다. 이를 배경으로 성인들이 엄숙하게 서 있다. 중앙 패널의 높은 권좌에 앉아 있는 성모자의 양쪽에는 각각 네 명의 성인들이 성모자를 보호하고 있다. 성모자를 중심으로 성인들이 함께 있는 형식을 ‘사크라 콘베르사치오네(Sacra Conversazione, 성스러운 대화)’라 부른다. 화가는 성인들이 성모자를 중심으로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구도와 원근법적 공간,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의 성모자와 성인들의 모습을 나타내어 르네상스 회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왼쪽 패널 앞쪽부터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성 요한, 성 제노(Zeno, 4세기경)가 서 있고, 오른쪽 패널 앞쪽부터 성 요한 세례자, 성 대 그레고리오, 성 로렌조, 성 베네딕토가 자리하고 있다. 성인들은 각자의 특징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들고 있다. 오른쪽에 베네딕토 수도회의 창시자인 성 베네딕토는 베네딕토회 수도복과 수도원 규정집을 보고 있고, 성 로렌조는 불에 타 죽는 형벌을 받았다고 하여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와 석쇠를 상징물로 들고 있다. 성 대 그레고리오는 성인들의 형상이 새겨진 교황 복장을 한 채로 지팡이를 들고 있고, 성 요한 세례자는 은수자처럼 짐승의 가죽 털로 만든 옷과 십자가를 들고 있다.

왼쪽에 성 베드로는 주님께서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하신 말씀을 기반으로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고, 성 바오로는 순교당할 때 사용된 큰 칼과 소아시아의 공동체에 보낸 서한집을 들고 있다. 예수님의 가장 젊은 제자인 성 요한은 그의 복음서를 읽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 제노는 주교 복장을 한 채로 지팡이를 들고 있다. 성 대 그레고리오의 저서 『대화집』에서 성 제노는 강에서 낚시를 즐겼다 하여 어부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북아프리카 출신인 성 제노는 베로나에 최초로 교회를 세운 성인으로 베로나의 주교로 지냈다. 성인은 당시 아리우스파의 이단 사상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려고 노력한 교회의 교부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설교를 통해 여러 차례 아리우스 사상에 대하여 논박했고, 참된 종교의 존엄과 행복을 설명하며 오로지 사람들을 선으로 인도했다. 성인은 이단에서 개종한 베로나 시민을 잘 지도하고 신자들에게 자선사업을 장려하며, 매우 열성적인 사목활동을 펼쳐 보였다. 성인은 많은 교회를 건립했고, 성모의 평생 동정을 열렬히 주장하며 동정을 서약한 동정녀들이 공동생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마련해 주었으며, 수도원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우수한 학식과 덕망을 지닌 성 제노는 감탄할 만한 극기와 희생의 생활로 사람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우리도 성 제노를 본받아 어떠한 고난과 고통이 닥쳐와도 용기와 덕으로 신앙심을 굳게 하여 극복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로마 8,18)

축일 : 4월 12일
수호성인 : 어부
상징 : 주교복장, 물고기가 달려 있는 지팡이

[2017년 4월 2일 사순 제5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m/mantegna/04/zeno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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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j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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