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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20-10-25

야콥 요르단스의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

[그림 읽어주는 신부]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

- 야콥 요르단스,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 17세기, 캔버스에 유채, 140.3x212.4cm, 개인 소장.

17세기 벨기에 안트베르펜 화가 야콥 요르단스(Jacob Jordaens, 1593-1678)는 바로크 회화의 역동성과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 표현을 그의 작품에 드러낸다. 그의 작품에서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의 작품처럼 생기발랄한 양식으로 그린 근육질의 인물과 역동적인 구성을 찾을 수 있고, 카라바조의 강한 명암대비와 평범한 인물을 성경의 인물로 투영한 것도 살펴볼 수 있으며, 농민화가 브뢰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민중적이고 익살스러운 풍속화와 같은 경쾌한 인물묘사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를 보면 일곱 명의 바리사이들 한가운데 예수님께서 계신다.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성전에 모였기 때문이다. 그림 배경에는 성전의 대리석기둥이 있는데, 바리사이들은 성경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지만, 기둥 사이로 성전 안에 검은 먹구름이 가득 차 있다. 성경을 명확하게 깨닫지 못한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영감을 받아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마태 22,36-40)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어두운 먹구름을 뚫고 예수님께 내리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 감춰진 하느님의 지혜를 성령의 인도로 명확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의 머리 뒤에는 거룩함을 상징하는 후광이 십자가 모양으로 빛나고 있고,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을 들어 선서하듯이 목숨을 바쳐 하느님만을 사랑하겠노라고 선언하시고 계신다. 그리고 성경 위에 펼치는 왼손으로는 죄 사함을 표시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면 그의 죄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두 계명에 달려있다고 선언하시며 선서가 끝나면 곧바로 서명하시려고 한다. 그래서 펜과 잉크병이 예수님 앞 책상 위 정중앙에 놓여있는 것이다.

[2020년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풍수원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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