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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20-07-12

빈센트 반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그림 읽어주는 신부] 씨 뿌리는 사람

- 빈센트 반 고흐, 씨 뿌리는 사람, 1888년, 캔버스에 유채, 64.2x80.3cm, 크뢸러 뮐러 미술관, 오텔로, 네덜란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다. 그는 짧은 인생 동안 질곡의 삶을 살면서도 활화산 같은 예술혼을 분출했고, 오늘날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그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이며,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예술가이다. 그는 1880년에 가난한 삶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어 밀레처럼 노동자를 그리는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1886년에 그는 파리로 이주하면서 인상주의 화가들과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빛의 효과들을 탐구하였다.

고흐가 1888년에 그린 <씨 뿌리는 사람>은 밀레의 작품을 모사한 것으로 사실적이고 어두운 색조를 선호한 밀레의 해석과 다르게, 강렬하고 풍부한 색채와 과감한 붓질로 움직임을 과장되게 표현했다. 그는 이글거리는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드넓은 들판 위를 힘차게 걸어 나오며 씨를 뿌리는 농부를 그렸다. 살아 꿈틀거리는 그의 붓질은 강렬한 질감 효과를 줌으로써 놀라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하늘은 노란색 바탕에 오렌지색과 흰색과 녹색의 굵은 선들이 빛살처럼 퍼지고 있고, 오렌지색 곡식이 지평선을 이루고 있는데 지평선의 끝자락에 왼쪽에는 집과 나무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나지막한 산이 보인다. 오렌지색 곡식은 서른 배, 예순 배, 백배의 결실을 거둔 좋은 땅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을 상징한다.

땅은 노란색, 하늘색, 흰색, 갈색, 자주색, 보라색, 남색, 오렌지색 등 온갖 색들이 거친 붓질로 뒤섞여있고, 중앙을 가로지르는 노란색 길이 태양을 향하고 있다. 씨 뿌리는 농부의 발 앞으로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고, 농부의 등 뒤로는 새들이 날아오고 있는데, 이미 새 한 마리는 길에 앉아 농부가 부린 씨를 쪼아 먹고 있다. 말씀의 씨앗을 쪼아 먹는 사탄을 표현한 듯 새는 검은색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바로 지평선 너머 이글거리는 강렬한 태양인데, 이는 대자연을 골고루 비추어주시는 하느님의 뜨겁고 너그러운 사랑을 표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착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골고루 비를 내리시고, 좋은 땅이나 나쁜 땅이나 모두 태양을 비추시기 때문이다. 본질을 찾아 예술혼을 불사른 고흐를 지배한 주제는 바로 ‘자연’이었다. 고흐의 ‘본질을 향한 예술적 열정’이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고흐가 본질을 향해 끊임없이 진실 되게 다가가려고 고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질이신 하느님을 향해 다가가려고 얼마나 고뇌하고 있을까?

[2020년 7월 12일 연중 제15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풍수원성당)]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g/gogh_van/08/1arles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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