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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9-08-18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진짜 십자가를 식별하는 성녀 헬레나,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꿈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성녀 헬레나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진짜 십자가를 식별하는 성녀 헬레나」, 1452-60, 프레스코 벽화, 아레초, 성 프란치스코성당.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꿈」, 1452-60, 프레스코 벽화, 아레초, 성 프란치스코성당.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그리스도교는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았다. 신자들은 숨어서 신앙생활을 했으며 잡히면 원형경기장에서 사자의 먹이가 되기도 하였다. 박해는 300년간 계속되다가 313년 종교의 자유를 선포한 밀라노 칙령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 칙령은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선포한 인물은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다.

성녀 헬레나는 이 위대한 황제의 어머니다. 그녀는 소아시아에서 태어나 로마제국의 군인이었던 콘스탄티오 클로로스와 결혼했으며, 274년 콘스탄티누스를 낳았다. 헬레나는 세례를 받은 후 아들 콘스탄티누스도 세례를 받게 했으며 그로 인해 신앙의 자유를 선물한 밀라노 칙령도 나올 수 있었다.

헬레나는 이후 예루살렘으로 건너가 교회와 수도원을 세웠는가 하면, 감옥에 있는 신자들을 풀어주고, 고아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다가 330년경 세상을 떠났다. 예수님이 탄생한 자리에 세워진 예수탄생성당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자리에 세워진 예수무덤성당 등은 헬레나가 후원하여 세워진 성당들이다.

<진짜 십자가를 식별하는 성녀 헬레나>

이탈리아 아레초의 성 프란치스코성당에는 성녀 헬레나에 관한 일화를 그린 벽화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헬레나는 골고타 언덕에서 세 개의 십자가를 찾아냈는데 그중 어떤 것이 그리스도를 못박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에 헬레나는 세 십자가를 놓고 하느님의 뜻을 기다렸는데 때마침 장례 행렬이 지나갔으며 예수님이 못박혔던 십자가 밑을 지나가자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주보 표지의 그림은 바로 이 일화를 그린 것으로 십자가 밑에 등을 보이고 있는 나체의 남성이 죽음에서 소생한 인물이다. 예수님이 못박힌 십자가임이 드러나자 귀부인들이 무릎을 꿇고 경배를 올리고 있으며 이들 중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성녀 헬레나일 것이다.

그림의 역사적 배경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루살렘의 골고타 언덕이지만, 화가는 이탈리아 아레초 마을을 배경으로 그렸다. 화면 오른쪽에 보이는 건축물은 갈색과 흰색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대리석의 문양과 결을 재현한 솜씨가 대단하다. 그 옆쪽의 건축물 역시 당시 주택의 특징을 잘 재현하고 있으며, 뒤편에는 탑과 성당 등 도시의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그 오른쪽에 보이는 궁정풍의 세 남성은 이 작품을 주문한 후원자들이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꿈>

이 성당의 벽화 중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꿈>도 있다. 312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막센티우스와의 전투를 하루 앞두고 막사에서 자고 있는데 꿈에 천사가 나타나 방패에 십자가를 그리면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알려주는 장면이다. 과연 그대로 했더니 콘스탄티누스는 싸우지 않고도 적군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고 하며, 이는 밀라노 칙령을 선포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화면 왼쪽 황제의 꿈에 나타난 천사가 보이며 곤히 잠든 황제 주변은 보초병과 신하가 지키고 있다. 이 그림은 고대 이래 최초의 야경을 그린 명장면으로도 꼽힌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는 이들 그림을 통해 자신이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임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2019년 8월 18일 연중 제20주일 대전주보 4면,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 미술사가)]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p/piero/2/7/7find01.jpg
원본 : https://www.wga.hu/art/p/piero/2/4/4vision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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