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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9-07-14

야코포 바사노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그림 읽어주는 신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 야코포 바사노,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1562년경, 캔버스에 유채, 102.1x79.7cm, 국립미술관, 런던, 영국.

야코포 바사노(Jacopo Bassano, 1510-1592)는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베네치아 화가이다. 그가 1562년에 그린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루카복음 10장 29-37절이 그 배경이다. 어떤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물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 예수님의 답변은 간결하다.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다.”(루카 10,37) 그래서 이 작품은 누가 참 이웃인지를 알려 주고 있다.

이 작품에는 네 사람이 등장한다. 그중 두 명은 전면에 크게 부각되어 있고, 나머지 두 명은 후면에 작게 뒷모습만 그려져 있다. 크게 부각된 두 명은 강도를 만난 사람과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강도를 당한 사람은 알몸이고, 모든 것을 빼앗겼다. 그의 머리와 발에는 피가 흐르고 머리에 천을 두르고 있다. 그런데 그가 빛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이것은 상처 입은 사람이 바로 우리 곁에 계시는 예수님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처럼 알몸에 수건만 걸치고 있고, 머리에 감은 천의 모양도 가시관을 닮았다.

환자를 부축하는 사람이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사마리아인과 유다인은 서로 적대관계였는데, 그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원수까지도 사랑한 것이며, 그의 옷은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다. 그는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리는 제자처럼 아픈 사람을 정성스럽게 모시고 있다. 그는 이제 상처 입은 사람을 여관에 모실 작정인데, 그의 허리에는 단검이 있다. 그 단검은 원수였던 유다인을 칼이 아닌 사랑으로 대접하는 그의 행동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로써 착한 사마리아인은 참 이웃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동족인 후면의 사제와 레위인은 그를 보고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 그들은 두루마리 성경을 품에 안고 있지만 사랑을 실천하지 않아 이슬처럼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옷은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이다. 그런데 후각이 발달된 두 마리 개가 강도를 만난 사람의 피를 핥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의 피를 빨아 먹는 두 마리 개가 유다인이고, 예수님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노새 한 마리가 사마리아인임을 암시한다. 그래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쳐 지나간 유다인은 이슬처럼 사라지고,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이웃이 되어 준 다른 민족들이 교회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세례 때 쓰이는 기름병이 놓여 있다. 기름은 상처를 싸매 주기도 하고 구원의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캐나다 런던 성 김대건 한인성당)]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1/1a/Jacopo_Bassano_-_The_Good_Samaritan_-_Google_Art_Project.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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