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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미술 > 성화/이콘 해설

2019-07-08

폰토르모의 마리아 엘리사벳을 방문하다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세례받는 그리스도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세례자 요한

- 폰토르모, 「마리아 엘리사벳을 방문하다」, 1528년경, 202x156cm, 패널에 유채, 카르미냐노, 성 미카엘 수도원.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세례받는 그리스도」, 1440년경, 167x116cm, 목판에 템페라와 유채, 런던, 내셔널 갤러리.

<마리아 엘리사벳을 방문하다>

세례자 요한의 부모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은 늙도록 자식이 없었다. 어느 날 즈카르야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제단에 분향하고 있을 때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났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말씀이 이루어져 엘리사벳이 임신 여섯 달에 접어들었을 때 대천사 가브리엘이 이번에는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아기를 가질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부르라고 일러주었다. 아기를 잉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리아는 150리쯤 떨어진 유다 지방에 사는 언니 엘리사벳을 찾아갔다. 전승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촌 간이라고 한다. 엘리사벳이 자신을 찾아온 마리아를 보자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시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성모님의 엘리사벳을 찾아간 사건은 화가들에 의해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그려졌다. 주보 표지에 소개된 그림은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장면을 그린 최고의 걸작에 속한다. 그림 속에는 네 여인이 등장하는데 사실은 엘리사벳과 마리아를 각각 옆면과 정면으로 그린 것이다. 이들 중 젊은 여인이 마리아이고 늙은 여인이 엘리사벳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여인들의 표정이 왠지 기이하다. 인체 비례는 당시 유행하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8등신이 아니라 9등신이나 10등신쯤 돼 보인다. 색채 역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렬한 형광색이다.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20세기 초에 유행한 초현실주의 그림을 미리 보는 듯하다.

이 그림은 1528년경 제작되었다. 작가인 폰토르모는 이 작품에서 전통적인 르네상스 회화 방식을 따르지 않고 매너리즘이라는 새로운 화풍을 개척했다. 미술은 이렇듯 도전과 파괴의 연속이며,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 중에는 이처럼 새로운 길을 연 위대한 미술가들이 있다.

<세례받는 예수님>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세례자 요한은 요르단 부근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이렇게 회개를 촉구하며 세례를 주었다. 예수님도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요한은 낙타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둘렀다고 한다.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세례를 받고 있는 예수님의 머리 위로 비둘기가 내려오고 있다.“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비둘기는 하늘에서 들려온 하느님의 소리를 전한 성령의 상징이다.

왼쪽의 세 인물은 예수님의 젖은 몸을 닦아 주기 위해 서 있는 천사들이다. 이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요르단 강은 청명한 대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물 속에 풍덩 빠진 것처럼 맑고 투명하게 그려졌다. 작가 피에르 델라 프란체스카는 15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서 원근법과 자연 묘사에 있어서 그를 능가할 자가 없었다.

[2019년 7월 7일 연중 제14주일 대전주보 5면,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 미술사가)]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p/pontormo/3/05visita.jpg
원본 : https://www.wga.hu/art/p/piero/3/02bapti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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