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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성사 > 가톨릭 이미지

2021-06-12

부산교구 신호철 주교님 문장 해설

신호철 주교 문장(紋章) 설명
SICUT IN COELO ET IN TERRA(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1.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구원 은총’은, 지금 이 땅 위에서 고통 속에 땀 흘리며 수고로이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은총을 인식하고 온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기적의 힘을 발휘합니다.

2. ‘하늘’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초월의 공간이며 구원받은 삶이 이루어지는 구원론적 공간입니다. 하늘에서는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한가운데에 계시고 천사와 성인들이 그분을 향해 둘러서서 찬양하며 천상 전례를 거행합니다.(묵시 4,2-8 참조)

3. 수고로운 지상의 삶을 사는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성찬 전례를 거행할 때에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그리스도의 성체를 향해 둘러서서 찬양하며 성체를 모시고 하느님 안에서 모든 이가 한 몸이 됩니다.

4. 천상 전례의 어린양과 지상 전례의 성체는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서 성찬 전례를 거행할 때에 눈에 보이지 않는 천사와 성인들과 함께 둘러서서 같은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이며, 성체라는 동일한 축으로 천상 전례와 지상 전례는 하나로 결합합니다.(전례헌장 8항 참조)

5. 그러므로 성체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부터 이미 천상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천상 은총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하느님이시며 은총의 근원인 동시에 열쇠인 성체는,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심으로써 비로소 완성된 파스카 신비의 열쇠입니다.

6. 둥근 원은 성체를 나타냅니다. 성체 안에 새겨진 십자가 열쇠는 두 개의 십자가로 이루어져 있는데, 열쇠 기둥 위의 십자가는 골고타 언덕에서 드러난 주님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이며, 기둥 아래에 붙어 있는 비어 있는 십자가는 주님 부활의 빈 무덤을 표상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노란색과 꽃봉오리 문양은 죽음을 이긴 생명과 부활의 영광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성체 안에 새겨진 십자가는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가리키며, 열쇠 모양은 성체가 천상 은총의 문을 여는 열쇠임을 의미합니다.

7. 파스카 열쇠가 새겨진 성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주교관을 형상화한 ‘기도하는 손’입니다. 이는 주교직이 무엇보다도 기도하고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 곧 전례를 거행하는 직무임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1-7 참조) 성체를 들어 올리는 모습인 기도하는 손은 ‘전례를 거행하는 사제의 손’입니다. 붉은색은 사도 축일의 전례색 이며, 주교가 사도의 후예임을 가리킵니다.

8. 성체를 들어 올리는 손 아래에 있는 일곱 개의 물결 문양은 성령칠은과 부산의 바다를 의미하는데, 부산교구에 성령의 은총이 가득히 내리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물결이 펼쳐진 성경의 형상을 하며 성체 아래에 있는 것은 말씀 전례에서 말씀으로 현존하시고 선포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성찬 전례에서 성체로 거행됨을 드러냅니다.

9. “SICVT IN COELO ET IN TERRA”는 주님의 기도에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말씀과 성찬의 전례를 통해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며 천상 은총에 참여하고 그 구원 은총의 힘으로 이 땅 위에서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을 이 표현에 담았습니다.

[2021년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부산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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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j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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